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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4] 젊어진 노년층 `욜드`…미래한국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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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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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발 경제위기가 대한민국호를 강타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와 유가가 동반 급락하며 코스피가 한 달 새 20% 이상 폭락했다.

개학이 연기되고 재택근무 체제가 도입되면서 소비 또한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만1431달러로 간신히 성장률 2.0%를 지키는 데 그쳤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와 투자은행들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앞다퉈 하향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 경제를 격리시키고 있는 마당에 이제 전망조차 무의미해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가뜩이나 허약해진 한국 경제가 경제위기 치명타를 맞으며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퍼펙트스톰' 상태에 돌입한 것이다.

통계청 분석에 따르면 한국 인구는 2028년 5194만1946명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만 35조6000억원, 10년간 100조원 넘는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2명에 머물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출산율 1명 미만을 기록 중이다. 한국은 대내외 충격으로 산업 성장동력을 상실하고 내수시장마저도 급속히 위축될 판이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한국은 1인당 GDP 5만달러는커녕 4만달러 고지도 밟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일경제
매일경제가 올해 제29차 국민보고대회에서 무너지는 한국 경제를 부활시킬 새 패러다임으로 욜디락스(Yoldilocks)를 제시한 데는 이 같은 문제의식이 바탕에 깔렸다. 급증하는 욜드세대(65~79세)를 위한 새 시장을 열고 욜드세대의 노동 참여를 높여 한국 경제 새 성장동력으로 삼자는 것이다. 젊어진 노인의 생산력과 소비력을 동시에 올려 한국 사회의 새로운 동력을 발굴하자는 의미다. 욜디락스 패러다임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한국 경제를 살릴 마중물이 될 수 있다. 우선 공략할 수 있는 시장이 무궁무진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분석에 따르면 올해 기준 글로벌 실버 산업 규모는 15조달러로, 반도체 시장(지난해 기준 4183억달러)의 30배에 달한다. 경희대 고령친화융합연구센터가 분석한 올해 한국 욜드 산업 규모는 72조원. 2030년까지 시장은 168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시장을 선점한다면 막대한 부가가치를 신규 창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젊어진 욜드세대가 늦게까지 노동시장에 남아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면 빠르게 늙어가는 대한민국의 수명을 되돌릴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다. 이두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욜디락스는 욜드세대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며 "노인을 복지 혜택의 수혜자로 한정하거나, 은퇴하고 연금이나 타쓰는 수동적인 존재로 바라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매일경제와 타파크로스는 이런 욜드세대가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그 트렌드를 알아보기 위해 빅데이터 분석법을 활용했다. 이번에 사용된 데이터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소셜 빅데이터와 정형 빅데이터 3028만건이다. 네이버 다음 페이스북 트위터 등 게시글과 댓글에서 나타난 약 28만건의 소셜 빅데이터와 KDX한국데이터거래소, GS리테일,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3000만건의 정형 빅데이터를 사용해 욜드세대에서 인식하는 최신 트렌드를 분석했다. 그 결과 빅데이터로 본 욜드세대는 기존 고령층과는 많이 달랐다. 우선 노년층에 대한 인식 변화는 그들을 칭하는 용어에서부터 드러났다. 4년간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 '액티브 시니어'에 대한 긍정적 반응은 97%에 달했다. 고령층(72%) 노인(75%) 어르신(85%) 등에 부정적 반응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는 셈이다. 젊게 나이 들기를 바라는 욜드들이 늘면서 2016년 이후 시니어와 관련된 담론도 지속적으로 늘었다. 시니어에 대한 담론도 지속해서 변화해왔다. 2016년 욜드 사이에서는 은퇴 후 일자리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후 건강과 취미,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2019년에는 모델, 패션 등으로까지 확장됐다. 본인을 위한 투자에 아끼지 않겠다는 인식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 같은 인식 변화는 욜드의 관심 변화로 이어졌다. 대표적인 것이 운동이다. 이제 고령자들은 건강만을 목적으로 운동하지 않는다. 타파크로스가 운동에 관한 시니어들의 관점을 분석한 결과 2016년에는 건강 유지와 감정적 단련을 위한 목적이 주를 이뤘다. 2019년에는 다른 사람들과 즐기면서 멋지고 아름다운 개성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운동을 꼽는 의견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건강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매력적인 외모를 가꾸기 위한 수단으로 운동을 꼽은 것이다. 욜드는 타인의 시선에 민감하고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늘 긴장하는 젊은 세대다.

욜드의 근육에 대한 관심도 급증했다. 타파크로스 분석 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욜드세대의 근육에 대한 언급량은 2016년 518건에서 2019년 1168건으로 3년 새 2배 이상 늘어났다. 국민건강보험에 따르면 청년세대가 고작 일주일에 하루 운동하지만, 욜드는 많게는 일주일에 7일이나 강도 높은 운동으로 근력을 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욜드세대가 자기를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외모 관리에 나서면서 스스로 아름답게 꾸미는 것에 관심을 갖는 욜드도 늘고 있다. 타파크로스 분석 결과 2019년 한 해 동안 외모 관련 검색어에서 메이크업이 3위로 2016년(7위)보다 높게 나타났다. 향수, 피부 관리 등도 새로운 검색어로 등장했다. 욜드가 염색으로 백발을 감추려고만 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

은퇴 후 회사나 사회생활에서 멀어진 욜드가 친구와 가족에게만 의지하고 있다는 것도 잘못된 생각이다. 타파크로스의 소셜 데이터 담론 분석에 따르면 욜드의 가족과 친구에 대한 담론 비중은 2016년 93%에서 2019년 74%로 줄었다. 반면 반려동물에 관한 담론은 7%에서 21%로 증가했으며 연인 관련 담론도 새롭게 등장했다. 욜드들이 반려동물을 가족과 친구에 버금가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여행을 즐기는 욜드가 늘고 있지만 더 이상 깃발을 따라다니는 효도관광은 욜드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타파크로스 분석 결과 욜드는 자유여행을 즐기기 위해 영어를 배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업무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영어를 배우는 중장년층이 많았지만 이제는 여생을 즐기기 위한 새로운 도전으로 외국어를 배우는 욜드가 늘고 있다.

■ <용어 설명>

▷ 욜디락스 : 욜드(YOLD·young old)는 65~79세의 젊은 노인 인구를 뜻한다. 이들은 건강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생산과 소비생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경제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욜디락스(Yoldilocks)'는 젊지도 늙지도 않은 욜드세대가 주도하는 이상적인 경제 부활을 의미한다.

[특별취재팀 = 한예경 팀장 / 홍장원 기자 / 박대의 기자 / 유준호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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