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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최근 조선 업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물동량 감소, 소비 위축 등으로 침체하자 국내 주요 조선업체들이 수주 전략 수정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그동안 해양 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선종에 집중하던 수주 전략에서 벗어나 저유가 시대에 대비한 유조선 중심의 수주 전략을 적극 펼치며 불황에 대비하고 있다.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유조선 운임지수(WS)는 26일 기준 113.33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019년 3월26일) 53.65의 2배 이상인 높은 수준이다.
WS는 유조선이 1회 항해할 때 용선료를 나타내는 운임지수다. 지난 1월2일 121.99를 기록한 WS 지수는 지난달 들어 코로나19가 중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하자 41.10까지 떨어졌지만 국제 유가가 급락한 이달 들어 다시 상승세로 바뀌었다. 유가 하락에 따라 원유 재고를 확보하기 위한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해석된다.
통상 석유 트레이더들은 유가가 낮을 때 사들여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을 원유 저장소로 사용한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WS 운임 급등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선사가 대규모 VLCC 용선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라며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 증가로 유가는 하락하지만 결국 원유 해상 물동량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업계는 유조선 수주에 적극 나서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유조선 수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4~2016년에도 셰일오일 공급 과잉으로 유가가 급락했을 때 유류 수요를 자극한 바 있다. 해양 플랜트가 유조선보다 수주 단가가 높지만 지금 같은 저유가 시기에는 손익분기점(유가 60달러 이상)이 높아 손해일 수 있다는 점도 수주 전략의 배경이 됐다.
유조선은 한국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선종이다. 지난달 말 기준 한국의 유조선 수주 잔고는 101억달러다. 이는 세계 수주 잔고(243억달러)의 41.6%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중국의 시장점유율(33.7%)보다도 높다. 특히 VLCC 부문의 경우 국내 조선업계의 시장점유율은 44.6%로 중국(26.8%)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유가 급락에 코로나19로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유조선 수주로 불확실성을 극복한다는 방침"이라며 "유조선, 특히 VLCC는 국내 조선업계의 시장점유율이 높아 수주 절벽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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