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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코로나 와중에... 아베 부인, 연예인들과 벚꽃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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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가 연예인들과 ‘벚꽃놀이’를 한 사진이 공개돼 도마에 올랐다. 일본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급증하며 도쿄도가 ‘외출 자제’ 요청까지 내렸는데 총리 부인이 이런 상황을 무시하고 꽃놀이를 했다는 것이다.

일본 주간지 ‘뉴스포스트세븐’은 아키에 여사가 벚꽃을 배경으로 지인 10여 명과 함께 찍은 사진을 27일(현지 시각) 공개했다. 뉴스포스트세븐은 “3월 하순 촬영된 사진”이라며 “유명 여성 모델인 후지이 리나(藤井リナ), 인기 남성 아이돌 그룹 뉴스(NEWS)의 멤버 데고시 유야(手越祐也), 음악 프로듀서 등 예능 관계자 등이 아키에 여사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고 전했다.

이 사진은 일본에서 코로나 감염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보도됐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일본 도쿄도(東京都) 지사는 26일 인접 지자체장과 화상회의를 하고 “감염자 폭증을 막기 위해 협력하고 대책을 추진하겠다”며 “사람이 붐비는 곳을 피하고 외출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도쿄의 코로나 확진자는 27일 기준 299명으로 일본 전역에서 최대다. 고이케 지사는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도시 봉쇄 등 강력한 조처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까지 했고, 도쿄도는 27일 우에노(上野) 공원 등 벚꽃놀이 명소의 일부 도로에 통행 금지령을 내렸다.

아베 총리는 27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해명에 나섰다. “레스토랑에서 지인들과 회합을 가졌고, 벚꽃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한 것”이라며 “도쿄도가 자제할 것을 요구하는 공원에서 꽃놀이 같은 연회를 벌인 사실은 없다”고 했다. 레스토랑 부지 내의 벚꽃 아래서 촬영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레스토랑이면 문제가 없다는 거냐. 연회를 자제하라는 요청이 나온 가운데 행동으로서 적절한가”며 비판했다고 지지통신 등이 전했다.

아베 총리가 벚꽃놀이 때문에 곤욕을 치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매년 주최하는 ‘벚꽃을 보는 모임(벚꽃회)’에 아베를 비롯한 정권 요인들이 자신의 후원회 회원들을 초청해 왔다는 사실이 지난해말 드러나며 ‘벚꽃 스캔들’로 번졌다. 이때 아키에 여사도 초청자 선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에는 아키에 여사가 모리토모학원의 유치원과 초등학교 명예교장을 맡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에 총리 부부가 연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익명의 야당 의원은 “아베 총리는 맨날 아키에 여사 때문에 참 안됐다”고 했다.

[이건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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