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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코로나 항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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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루스벨트함에서 25명 확진, 주로 남중국해에서 中 견제 활동

美 태평양 전략에 차질 생길 수도

5000여 명이 탑승한 미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25명 나왔다. 태평양에 대한 미군의 대응 태세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6일(현지 시각) CNN·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해군 관계자는 이날 루스벨트함 탑승자 중 25명이 코로나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미 해군은 지난 24일 이 항공모함 해군 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는데, 이틀 만에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 확진 선원 중 아직 중증 환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조원들이 어떤 경로로 코로나에 걸렸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루스벨트함이 2주 전 베트남 다낭 항구에 마지막으로 정박했던 것을 감안하면 베트남에서 걸렸을 가능성도 있다.

조선일보

5000여 명이 탑승한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 탑승자 중 25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진은 루스벨트함이 2017년 태평양을 항해하는 모습. /미 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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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재 루스벨트함은 미국령 괌으로 돌아왔고, 모든 승조원은 배 안에서 격리됐다. 미군은 승조원 전원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루스벨트함에도 코로나 진단키트가 있지만 800개에 불과해, 미 국방부는 추가 진단키트를 보내기로 했다.

루스벨트함은 최근까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일대에서 대규모 기동훈련을 벌였고, 지난 24일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상황에서도 작전을 예정대로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군 관계자는 CNN에 "북한과 중국 같은 적이 루스벨트함을 취약하게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배의 구체적인 확진자 수는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바꿔 말하면 코로나 확진자가 대거 발생할 경우 루스벨트함의 향후 태평양 지역 운영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최대 5700명의 승조원이 탑승할 수 있는 루스벨트함은 60대의 전투기, 590개의 미사일 격납고를 가지고 있다. 길이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눕힌 것과 비슷해 '큰 지팡이'란 별명이 있다. 2017년 말 미·북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루스벨트함은 다른 항공모함과 한반도 주변에서 훈련하며 대북 압박에 나선 적도 있다.

이날 현재 미군의 코로나 확진자 수는 280명이고 그중 약 절반인 133명이 해군이다. WSJ는 전문가를 인용해 "그만한(루스벨트함 같은 거대한) 배를 소독하는 것은 정말 어렵고, (배에는) 바이러스가 살 수 있는 곳이 너무 많다"며 "그렇다고 (해군 함정의 특성상) 모든 승조원을 2주 동안 배에서 떠나게 할 수도 없다"고 했다. 군함이 바이러스에 더욱 취약하다는 것이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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