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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日 도쿄·오사카 5000만명 외출자제령… 수퍼마다 쌀·밀가루 동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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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경제위기]

조선일보

일본 도쿄·오사카 인구 5000만명에게 외출 자제령이 내려졌다. 뉴욕·파리·런던 등 세계 대도시에 이어 일본의 양대 경제·문화 중추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사실상의 록다운(lock down·이동금지)에 들어간 것이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 지사는 26일 저녁 가나가와·지바·사이타마·야마나시 등 인근 4개 현(縣) 지사들과 함께 "감염 폭발의 중대 국면을 맞았다"며 "도쿄와 4개 현 주민은 불요불급한 외출과 모임 참석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앞서 가나가와현은 4월 24일까지 현민 외출 자제를 요청했다. 도쿄 인구는 1400만명이지만 4개 현까지 합치면 4000만명에 달한다.

도쿄 당국이 이번 조치를 내린 것은 최근 코로나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도쿄에서만 47명의 신규 감염이 확인됐다. 하루 신규 감염자 수가 4일 연속 이전 최고치를 경신, 도쿄 감염자는 257명으로 늘었다. 인접 4개 현이 함께 움직인 것은 도쿄와 4개 현 사이 통근·통학자만 하루 300만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외출 자제령이 발표되자 생필품을 사두려는 사람들로 큰 혼란이 빚어졌다. 일본 TV 뉴스쇼 '히루오비'는 27일 오전 도쿄 대형 수퍼 앞에 100m 이상 줄이 선 풍경을 보도하면서 "쌀·계란·식빵·올리브오일까지 전부 품절되고 있다"고 했다. 쌀·밀가루 사재기까지 일어나자 일본 농림수산성이 직접 나서 "쌀은 국내 소비의 반년분, 밀가루는 2개월분을 비축하고 있으니 안심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휴업과 영업 축소도 잇따르고 있다. 스타벅스커피재팬은 27일 "도쿄·가나가와·사이타마의 500여 점포를 28~29일 휴업한다"고 밝혔다. 30일부터는 점포 내 좌석 수를 줄이는 등 밀집도를 낮춰 영업하며, 영업 종료 시각도 오후 7시로 앞당겨진다.

마쓰야 백화점은 긴자점 등 전 점, 도호시네마는 도쿄·가나가와·사이타마의 17개 영화관을 28~29일 휴업한다. 도시바는 국내 직원 8만명 중 필수 공장 인력을 뺀 나머지 모두가 재택근무하기로 했다.

한편 인구 1000만명에 가까운 오사카부의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지사는 27일 "오사카 주민은 불요불급한 외출을 삼가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에만 오사카에서 10명 이상의 신규 감염자가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도쿄·오사카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경제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일본의 작년 4분기(10~12월) 국내총생산(GDP)은 소비세 인상 등의 여파로 전년 동기보다 7.1% 감소했다. 코로나 사태에 올림픽 연기까지 겹치면서 올해 1·2분기까지 세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최원석 국제경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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