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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중국 빗장에… 삼성·현대차·LG 등 해외공장 마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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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경제위기] "공장 돌릴 필수인력 출장 막혀"

한국 기업의 '세계 경영'이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대유행) 탓에 마비될 위기에 빠졌다. 코로나 확산으로 미국·유럽·인도·남미 등 전 세계 공장이 잇따라 가동 중단되는 와중에, 최대 생산 기지인 중국마저 빗장을 걸어 잠그는 초유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27일 중국 외교부가 28일 0시부터 공항 환승객을 포함해 외국인의 중국 입국을 중단시키기로 했다는 소식에 비상이 걸렸다. 재계 관계자는 "일반 사업 목적의 중국 입국이 어려워지면서 중국 내 공장 운영을 위한 필수 인력 출장이 사실상 막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 톈진에서 반도체와 TV, 가전제품 공장을 운영해 왔다. 본사 직원이 중국을 수시로 방문해 현지인에게 맡길 수 없는 기술 관련 업무를 한다. 이 회사는 최근 스마트폰을 연간 1억대 생산하는 인도 공장, 슬로바키아와 헝가리의 TV 공장, 브라질의 가전·스마트폰 공장 문도 닫은 상태다. 삼성전자는 "이 상황이 오래가면 여파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러시아·터키 공장 등이 휴업에 들어가면서 중국을 제외한 모든 해외 생산 기지의 문을 닫은 데 이어 중국의 입국 중단 조치까지 나오자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새 차량 출시 때마다 국내 연구 개발 담당자들을 보내 기술 지원을 해왔는데, 입국 금지 조치로 문제 발생 시 즉각 대처를 못 하게 될 수 있다"고 했다.

LG전자는 27일 미국과 인도의 현지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중국 현지 공장 운영 상황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다.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의 LG전자 공장은 세탁기를 연간 120만대 만들어 북미 시장에 공급해 왔다. 또 이 회사의 인도 노이다 공장과 푸네 공장은 TV와 에어컨, 스마트폰 등을 만들어 인도와 주변국 시장에 공급한다. 중국에서는 톈진과 칭다오 등 일곱 지역 공장 10곳을 운영 중이다. LG전자는 "중국의 갑작스러운 입국 금지 조치는 미처 예상 못 했다"면서 "올해 사업 계획에 미칠 영향을 자세히 살펴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 우시와 충칭에서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SK하이닉스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 회사는 당장 한두 달 새 문제가 터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출장 없이 화상 회의만으로 현지 공장의 정상적 운영이 가능할지에 대해선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신 공정은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본사 엔지니어들이 한국을 오가며 일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정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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