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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연재] 아시아경제 '양낙규의 Defense Club'

[양낙규의 Defense Club]미, 사드 업그레이드 비용도 요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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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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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막판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경북 성주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의 비용 문제가 포함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방부는 일단 부정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안보 무임승차' 사례로 사드 비용을 우리 정부에 요구하고 있어 사드 비용이 전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국방부는 "사드 기지 환경영향평가 완료 후에 한미간 협의를 거쳐야 한다. 현재까지는 부지 개발과 관련해서 방위비 분담금 관련 논의가 진행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유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요구한 방위비분담금 액수는 지난해 대비 5배 증가한 액수다. 약 48억 달러로 한화로 약 5조9116억 원다. 미측 협상단은 이 액수의 주된 요인은 주한미군의 순환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미측측은 사드 배치에 대한 비용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2016년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당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노회찬 정의당 전 의원이 "(사드) 운영 비용은 누가 댑니까"라고 묻자 김 실장은 "운영 비용은 미 측에서 댑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노 의원이 "미 측에서 대는 비용이 나중에 2018년부터 방위비 협상이 다시 들어갈 텐데 그 이후에 주한미군 방위비, 우리가 분담하는 부담금 속에 2019년부터는 포함될 가능성도 있지요"라고 재차 추궁하자 김 실장은 "포괄적인 의미에서 방위비 분담액이 주한미군의 인건비, 시설비, 무슨 비 이렇게 해 가지고 항목이 나눠져 있기 때문에 항목이 포함되면 들어갈 수 있다"며 방위비 분담금을 사드 운영비로 쓸 수도 있다는 모호한 답변을 하기도 했다.


현 문재인 정부에 들어와서 국방부는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의 답변에 대해 국방부는 현재 우리 정부의 사드 운영 비용 관련 입장은 다르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운영 비용 부담과 관련해 "사드 기지 환경영향평가 완료 후에 한미간 협의를 거쳐야 한다. 현재까지는 부지 개발과 관련해서 방위비 분담금 관련 논의가 진행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방위비 분담금 활용 여부가 한미간 협의 사항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방위비분담금에 사드비용 포함여부
김관진 전 실장 “항목 포함되면 지불”
송영무 전 장관 “그럴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국방수장들의 애매모호한 답변은 이어진다. 2018년 2월 송영무 전 국방부장관은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미국이 사드 기지 비용도 방위비 분담 차원에서 부담하라고 제기할 가능성은 없느냐'는 경대수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방위비 협정을) 총액형으로 할지, 소요형으로 할지전략을 구상 중"이라고 답했다.


송장관의 이같은 답변은 미국이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요구할 경우에 대비해 유연하게 방위비 분담금을 지급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방위비분담금은 총액형과 소요형으로 나뉜다. 현재 우리나라는 총액형을 선택하고 있다. 이 방식은 급격한 분담금 증액을 억제하는 장점이 있지만 분담금 집행과정에서투명성은 확보할 수 없다. 반면 일본이 채택한 소요형은 집행의 투명성은 보장되더라도 총액이 늘어날 여지가 있다. 소요형이 총액형보다 합리적이고 투명성이 높다는 평가가 많지만, 수요가 클 경우 우리 부담이 높아진다는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도 같이 나온다.


국방부가 방위비분담금을 소요형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중인 이유는 투명성 때문이다. 미군은 주한미군에서 일하는 한국인 인건비, 미군기지 내 건설 비용, 군수 지원비 등 세 가지 명목으로만 분담금을 사용해야 한다. 이중 건설비는 사용처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군안팎에서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현금으로 지급된 군사 건설비를 집행하지 않고 은행에 예치해 막대한 이자 수익만 챙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국방부도 이런 지적이 계속 제기됨에 따라 방위비분담금을 소요형으로 바꾸겠다는 방침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비분담금 방식을 소요형으로 바꿀 경우 당장 협상에 불리할 수 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드배치에 따른 추가적인 분담금을 요구할 경우 증액억제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일각에서는 제도 변화에 대한 미국의 저항과 소요형이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인 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현행 제도를 유지하되 투명성은 높인다'는 식으로 절충하고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위협으로 안보 상황이 급변할 경우 분담금의 급격한 증액에 대한 부담 부분을 고려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기 협상에서는 분담금 제도를 소요형으로 전환하되 총액 자체가 일정액 이상 증액되지 않게 하는 장치를 두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군 안팎에서는 사드의 업그레이드 비용까지 미측에서 요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미사일방어청(MDA)은 최근 미 본토와 괌, 성주기지 등에 배치된 사드 7개 포대의 성능 개량에 10억 달러(약 1조2533억 원)를 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연구원 월간지 3월호에 기고한 '사드 성능개량 계획과 안보적 함의'란 글에 따르면 미국은 한반도 미사일 방어 역량 통합을 위해 사드 발사 체계를 근거리 유선형에서 원거리 무선형으로 바꾼다. 현재는 광섬유 케이블을 통해 유선 지휘가 이뤄진다. 이 때문에 발사대와 사격통제소 간 거리가 가까워야 한다. 미군은 거리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원격 무선조종 방식으로 바꾸려 하는 것이다.


이후 패트리어트 미사일 발사에 사드 레이더를 활용한다. 현재 패트리어 레이더의 탐지거리가 100㎞에 그치지만 사드 레이더는 탐지 범위가 넓다. AN/TPY-2 레이더는 최대 탐지거리가 1800~2000㎞다. 패트리어트 미사일 체계가 사드 레이더를 활용하면 조기에 적 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게 된다.


이 단계를 마치면 패트리어트 미사일 체계와 사드 체계를 아예 통합 운영할 수 있다. 2개 미사일 체계가 통합되면 날아오는 미사일을 종말 단계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 미국은 이미 지난해 8월 태평양 마셜제도 인근에서 레이더와 이동식 발사 차량, 작전통제소를 서로 다른 지역에 배치한 뒤 원격 조종을 통해 요격미사일을 발사하는 능력을 시험했다. 올해 4분기와 내년에도 사드 원격 발사 시험이 예정돼있다.


김 실장은 "사드 발사대를 추가 도입하거나 평택 등 북쪽으로 전진 배치할 경우 중국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사드 포대를 추가 배치하는 것도 아니고 새로운 사드 레이더를 배치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중국이 시비 걸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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