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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은행, 기업에 돈 더 풀어라"…바젤III 조기 시행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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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부터 신용등급이 없는 기업, 담보 없이 대출하고자 하는 기업,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하고자 하는 기업이 좀 더 쉽게 대출을 받을 길이 열린다.

중앙일보

20일 기업은행 동대문지점의 기업영업 담당 창구를 찾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 정용환 기자



금융위원회가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에 대한 은행의 지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바젤Ⅲ 최종안을 올해 2분기부터 조기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은행이 중소기업에 돈을 빌려줄 경우 대출금에 대해 100%의 위험가중치가 붙었다. 일반적으로 국내 중소기업은 신용평가사를 통한 신용평가를 받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등급이 없다. 신용등급 없는 기업에 돈을 빌려줘 위험자산이 늘어나면 은행으로서는 BIS비율(자기자본비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부담스럽다.

바젤Ⅲ는 국제결제은행 산하 위원회인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회원국에 권고한 개편안이다. 일단 신용등급 없는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기존 100%에서 85%로 완화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은행에서 중소기업에 빌려주는 돈을 덜 위험한 돈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위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시 은행의 자본 부담이 경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BIS 비율 1~4%포인트 상승 전망



무담보 혹은 부동산을 담보로 기업에 대출할 때 은행이 고려해야 하는 부도시 손실률(LGD·Loss Given Default, 거래 상대방이 부도났을 경우 입게 될 경제적 손실률 추정치)도 하향 조정한다. 담보가 없을 경우 기존 45%에서 40%로, 부동산 담보가 있을 경우 기존 35%에서 20%로 낮추기로 했다. 혹시 부도가 나더라도 입게 될 손해를 낮추어 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는 기업 대출 부담이 줄어든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을 중심으로 BIS 비율이 크게 상승하는 등 기업 자금 공급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대형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BIS 비율이 1%~4%포인트 정도 상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은행의 BIS 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것으로, 값이 클수록 신용리스크가 낮다는 의미다.

당초 바젤은행감독위원회회원국의 시행 권고 시점은 2022년이었다. 예정보다 1년 6개월가량 당겨 선제적으로 시행하게 된 셈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시중의 자금 경색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중소·중견기업 및 소상공인의 자금 애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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