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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산업銀 "LCC 구조조정 먼저" vs 국토부 "급한 불 먼저 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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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산업 위기에 금융·항공당국 입장차 '뚜렷'…'골든아워' 놓칠라

'피눈물' 흘리는 항공업계 "금융권 리스크 관리가 '산업몰락' 외면"

뉴스1

25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루 20만명을 넘나들던 인천국제공항의 일일 이용객 수가 결국 1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24일 인천공항 여객 수는 출발 1천800명, 도착 7천516명으로 총 9천316명에 그쳤다. 인천공항의 일일 여객 수가 1만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이 공항이 문을 연 2001년 이래 처음이다. 2020.3.2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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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희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는 항공산업 지원책을 두고 금융과 항공당국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자칫 '골든아워'를 놓칠 경우 재정여력이 약한 저비용항공사(LCC)의 위기감이 높아지는 만큼 절차를 간소화해 추가적인 금융지원을 속도감 있게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9일 항공업계와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정부는 앞서 항공업계를 위한 지원책으로 3000억원 수준의 산업은행 대출을 제시했다. 코로나19가 '글로벌 팬데믹'으로 발전하면서 항공권 취소가 급증한데다 대부분의 노선의 여객수요가 급감하면서 항공업계가 가장 먼저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특히 항공업계에선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재정여건 악화에 따른 항공산업 붕괴까지 거론하며 취소 피해액 수준에 불과한 3000억원 보다 더 많은 금융지원책이 나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앞서 대출절차가 급박한 항공업계의 수요를 따라오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산업은행은 이에 대해 기존에 발표한 3000억원의 대출지원은 이달 안에 완료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추가지원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이다. 27일 최대현 산은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이에 대해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추가 지원이 이뤄진다면 부처에서 (항공사) 재편과정 등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이는 에어로케이 등 출범을 앞둔 신생항공사 3개를 더해 LCC 업체는 9개로 늘어나는데 이는 미국(9개), 일본(8개), 중국(6개)에 비해 많거나 같은 상황인 만큼 구조조정을 통해 불필요한 대출지원을 줄여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반면 항공당국인 국토교통부 안팎에선 LCC 구조조정 보다 추가대출 지원을 통해 당장 급한 불부터 먼저 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항공산업의 타격이 확대되고 있는데 지금 어느 기업이 구조조정에 참여해 LCC를 손쉽게 인수할 수 있겠냐"며 "우선 항공산업을 살리는 것이 급선무이며 이번 제주항공의 사례처럼 구조조정은 차후 시장의 자체적인 결정을 통해서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조조정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입장이 정리된 것은 아니다"며 "다만 우려하는 것은 금융당국이 구조조정 선행을 강행할 경우 과거 해를 넘겼던 구조조정 기간을 고려할 때 항공사들이 회생할 수 있는 '골든아워'를 놓치는 '본말전도'의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금융지원에 목이 타는 항공업계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정부정책 지원을 위해 많은 손실을 감수하고 있다"며 "그 결과 항공업계 종사자들의 무급휴가를 강요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되레 구조조정 선행을 운운하는 것은 '리스크' 관리만 염두에 둔 금융권이 몸을 사리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IMF 이후 알짜기업들이 구조조정 명목으로 해외로 넘어간 사례를 참고한다면 코로나19 이전 '알짜'였던 항공산업의 구조조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언급했다.
h99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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