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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로워리 목사 누구길래… 오바마·클린턴 “별세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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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목사 도와 흑인 인권운동 주도… “투표로 세상 바꾸자”

세계일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왼쪽)이 98세를 일기로 별세한 흑인 인권운동가 조지프 로워리 목사(오른쪽)를 추모하며 생전에 백악관에서 함께한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트위터 캡처


미국의 대표적 흑인 인권운동 지도자인 조지프 로워리 목사가 27일(현지시간) 향년 98세를 일기로 별세한 뒤 미국 전직 대통령들의 애도 성명 발표가 잇따랐다.

로워리 목사는 1950∼1960년대 마틴 루서 킹 목사를 도와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조직적 저항운동에 참여했던 인물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로워리 목사는 진정한 거인으로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그의 어깨를 밟고 서서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었다”며 “그는 관대함, 인내심, 그리고 도덕적 용기로 새로운 세대의 활동가와 지도자를 격려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미셸(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과 나는 오늘 로워리 목사와의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의 가족에게 우리의 사랑과 기도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로워리 목사의 설교 내용 중 “우리는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너무 멀리 왔고, 너무 오래 행진하고, 너무 열심히 기도하고, 너무 많이 울고, 너무 많이 피를 흘리며, 너무 어려 죽어서 정의를 향한 여정에서 시계를 되돌릴 수 없었습니다”라는 대목을 들으며 특히 감동을 받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로워리 목사가 미국을 위해 한 일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남은 우리는 그가 시작한, 정의를 향한 여정을 완수할 때까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같은 흑인인 로워리 목사에 대한 존경심이 남달라 취임 첫해인 2009년 직접 ‘대통령 자유 메달’을 수여하기도 했다. ‘대통령 자유 메달’은 미국에서 군인 아닌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등급의 훈장에 해당한다.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식에서 축하 기도를 한 인물도 로워리 목사였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로워리 목사의 별세와 더불어 미국은 용기있고 신념이 넘치는 지도자를 잃었다”며 “그는 정의를 향한 투쟁을 이끌었고 모든 미국인의 평등이라고 하는, 아직도 실현되지 못한 약속의 이행에 앞장섰다”고 추모했다. 그러면서 “나와 힐러리(부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는 로워리 목사 생전에 그와 우정을 나눌 수 있었음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로워리 목사는 킹 목사가 암살을 당한 뒤인 1977년부터 남부기독교지도자회의(SCLC) 의장을 맡아 20년간 활동하며 흑인 인권운동을 주도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이 한창이던 시절 미 수도 워싱턴에서 반대 시위를 벌인 일, 노스캐롤라이나주 흑인 거주지역에서 유독성 물질 폐기에 항의하다 체포된 일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평소 흑인들에게 “투표권은 우리 정치체제에선 하나의 선물이 아니라 피와 땀, 눈물의 결과”라며 투표권의 적극적 행사를 촉구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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