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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CEO] 이성용 신한DS 대표, "해외서 벤치마킹하는 금융IT 솔루션 업체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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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특정 금융그룹만을 위한 IT 자회사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모델입니다. 그 외연을 신한금융과 한국 바깥으로 넓혀 '해외에서 배워가는' 디지털 회사로 만들겠습니다."

최근 서울 중구 신한DS 사무실에서 만난 이성용 대표(58)는 신한금융그룹의 전산 인프라를 전담해온 작은 계열사를 그룹 내부의 디지털 전환(DT·Digital Transformation)을 이끄는 중심 축이자 금융 IT 업계의 솔루션 업체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이같이 밝혔다. 올해 1월부터 신한금융지주의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는 최고디지털책임자(CDO)와 신한DS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지난해 지주 미래전략연구소 대표로 신한금융에 합류한 뒤 1년 만에 맡은 중책이다.

이 대표는 컨설턴트로 오랜 경력을 쌓았지만 최고경영자(CEO)로 경영 일선에 선 것은 처음이다. 주로 신한은행 임원을 사장으로 받았던 신한DS 역시 외부 인사가 이끄는 경영 체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그만큼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새로운 시각으로 회사를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이 대표 취임 당일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신한DS 사무실을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회장 집무실이 있는 신한은행 본점 건물과 2km가 채 안되는 거리지만, 조 회장이 일부러 신한DS에 들른 것은 직원들도 처음 볼 만큼 이례적이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신한DS가 그룹 전체의 디지털 전환을 수행해야 한다는 구상을 조 회장이 직접 한 만큼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자본과 인력, 리더십을 완전히 쏟아부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의 디지털화는 이전부터 추진돼왔지만, 최근엔 각 계열사 대표가 '디지털 기술 후견인'을 맡게 되는 등 무게감이 남다르다. 이 대표는 "여태까지는 1회성 발표만 있었을 뿐 성과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며 "해외 금융사가 신한금융에 찾아와 벤치마킹하고, 이를 통해 기업의 시장가치까지 올라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 삼성전자 등 유수의 IT 기업이 있는데, 금융업 디지털을 이야기할 땐 아시아 국가 중 싱가포르 등을 먼저 떠올리는 게 씁쓸하다"며 "금융에서도 우리가 핵심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은 전체 직원 수 3만 명에 달하는 거대 조직이다. 이 안에서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신한DS가 먼저 착수한 작업은 '온라인 교육 플랫폼 구축'과 '디지털 전환 KPI(핵심성과지표)' 구축이다. 이 대표는 "이전에도 IT 교육은 많았지만 금융사에 최적화된 교육이 필요하다"며 "현장에서 고객 니즈를 파악하면 바로 디지털로 구현할 수 있게끔 경계를 없애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신한DS를 자생할 수 있는 회사로 자리매김시키는 것도 이 대표의 과제다. 1991년 설립 이후 주로 그룹 내부 일에 의존하다보니 회사의 존재 가치와 역량이 모두 하향 평준화되기 쉬운 환경이었단 게 그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금융사 내 IT 회사는 금융사의 급한 필요에 바로 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글로벌화엔 역주행하는 개념"이라며 "더 성장하기 위해선 아웃소싱을 통해 절반 정도는 외부 일을 다루면서 실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산 문제로 금융 IT 구축과 직원 디지털 교육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국내 소형 금융사들이 많다"며 "신한DS는 다른 IT 회사보다 금융업의 준법·정보보호 관련 이해도가 높아 솔루션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신한DS는 신한금융그룹의 유니콘 스타트업 육성·발굴 사업인 '신한퓨처스랩'도 도맡아 조만간 미국 실리콘밸리로 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베트남에서의 사업도 더욱 확장할 방침이다. 현재 베트남에는 신한퓨처스랩은 물론 신한DS의 현지법인도 각각 2016년, 2018년부터 영업 중이다. 이 대표는 "은행의 해외 진출은 라이선스 획득 때문에 리스크도 높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며 "반면 IT 회사는 빠르게 시장을 파고들어 사업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DS는 앞서 지주에서 전담해온 클라우드·인공지능(AI)·블록체인 등 신기술 사업도 모두 물려받아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 He is…

△1962년생 △미국육군사관학교 항공우주공학 △캘리포니아대 정보기술 석사 △하버드대 경영학 MBA △스위스 로잔비즈니스스쿨 경영학 박사 △1990년 AT커니 서울지사장 △2010년 베인앤드컴퍼니 한국지사 대표 △2017년 엑시온컨설팅 대표 △2019년 신한금융지주 미래전략연구소 대표 △2020년 신한DS 대표이사 사장

[정주원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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