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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사우디-러, 감산협상 안해"…국제유가 10달러대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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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압박에도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원유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셧다운' 여파로 전 세계 유가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우디·러시아 간 '원유 전쟁'마저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27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는 국제 원유시장의 수급을 조절하는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와 협상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에너지부의 한 관리는 "사우디와 러시아 에너지(석유)부 장관이 그간 접촉하지 않았다"며 "'OPEC+(OPEC과 비OPEC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 소속국 확대나 원유시장 균형 문제도 논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국제 유가 급락을 막기 위해서는 사우디와 러시아 간 증산 '치킨 게임'이 중단돼야 하지만 이를 위한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의 압박에도 사우디가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25일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에게 전화해 증산하지 말라고 압박했지만 사우디는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압박은 배럴당 최소 40달러 이상을 유지해야 채산성을 갖는 미국 셰일업계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선 붕괴 위협에 놓이자 미국이 사우디에 협조를 요청한 셈이다.

그러나 사우디가 미국 요구에 불응하면서 미국 정치권 내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상원의원 6명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최근 보낸 서한에서 "사우디와 러시아가 미국에 맞서 경제 전쟁을 시작해 미국의 에너지 지배력이 위협받게 됐다"며 "사우디가 OPEC을 탈퇴해 산유량 증산 정책을 철회하라고 요청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러한 '원유 전쟁'이 지속되면서 국제 유가는 이틀째 급락세를 이어가며 21달러선을 기록해 10달러 초읽기에 들어갔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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