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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대기업 신용등급 줄줄이 하락… 금융권, 유동성 우려에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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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영향 잇단 등급 하향조정
유동성 위기 시 채권은행 등 부담
CP-CD 금리 격차 커져 ‘적신호’
기업 신용 위험도 은행보다 높아져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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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대기업들의 신용등급도 줄줄이 하락하면서 주채권은행 등 금융회사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국책은행이 1조원을 투입키로 한 두산중공업과 경영난에 시달리는 대한항공 등 대기업들의 신용등급 전망에 부정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대기업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질 경우 채권은행 등 금융사들의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

29일 국내 주요 신용평가기관에 따르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항공사의 경우 대한항공이 이달 '안정적 전망'에서 '부정적 검토'로 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됐다. 계열사인 한진칼 역시 등급전망이 하향조정됐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대한항공의 장기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되 부정적검토(Negative Review) 대상으로 등록했고, 나이스신용평가도 이달 대한항공에 대해 장기신용등급을 부정적 영향 등급 감시대상에 등재했다.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항공업계의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계열사들도 신용도가 밀접하게 연동되면서 영업실적 및 재무안정성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긴급 지원이 확정된 두산중공업도 등급전망이 하향조정됐다.

한신평은 지난주 두산중공업의 신주인수권부사채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했지만 '하향검토' 리스트에 등록했다. 지난해부터 수익창출력이 약화돼 당기순손실이 지속된 데다 올해 상당분의 차입금 만기가 도래하면서 유동성 부담이 확대된 것을 반영했다. 두산중공업의 차입금이 4조9000억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대규모 재무구조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락은 유동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기업과 은행의 신용도 격차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를 보이고 있다. 기업어음(CP)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기업과 은행의 자금 조달을 위한 신용도로 CP와 CD 금리 격차가 커졌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의 신용 위험도가 은행보다 높아져 기업 신용도에 적신호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이 같은 평가가 당장 코로나19 위기에 직면한 기업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기평은 지난달 LG디스플레이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나이스신평도 LG디스플레이에 대해 신용등급을 낮추고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사태로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의 양산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실적회복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아울러 중견기업인 의류 OEM(주문자 상표부착 생산) 업체 글로벌세아도 CP 신용등급이 A3+로 하향 조정됐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기업의 재무구조를 중심으로 신용등급 변동이 결정돼 코로나19 사태가 영향을 미친 경우가 있다"며 "1·4분기 실적이 발표된 이후에는 보다 구체적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이 기업평가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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