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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코로나에 프로야구 개막 연기… 야구 게임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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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공게임즈⋅넷마블⋅엔씨소프트⋅NHN 계절적 성수기 놓칠까 우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프로야구 개막이 연기됐다. 봄철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성수기’에 진입하는 야구 게임들도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지난 27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오는 4월 7일 이사회를 열고 올 시즌 프로야구 개막일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KBO는 지난 24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프로야구 개막을 3월 28일에서 4월 20일 이후로 연기했다. 코로나19가 진정된다면 4월말쯤 프로야구 시즌을 시작하고, 4월초까지도 코로나19가 확산추세라면 개막일을 더 연기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프로야구 정규리그 개막이 미뤄진 것은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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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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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프로스포츠다. 야구 인기에 힘입어 야구를 소재로 한 게임도 다수다. 야구 게임은 스마트폰 이전 피처폰 시절에도 늘 꾸준한 인기를 끌던 장르다.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처럼 폭발적인 매출을 올리진 않지만, 게이머 ‘충성도’가 높아 지속적인 수익을 낸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 명가인 게임빌·컴투스가 야구 게임으로 기반을 다진 대표적인 기업"이라고 했다.

스포츠 게임은 장르 특성상 프로 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다. 야구 시즌이 개막하면 이용자가 늘고, 경기가 없는 겨울에는 접속자와 매출이 동반 하락하는 식이다. 게임업계에선 이를 ‘계절적 성수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인기 구단이 좋은 성적을 내거나, 국가대표가 활약하면 야구 게임도 인기가 는다"고 설명했다.

게임사들도 야구 시즌 개막을 앞둔 3월 초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다. 새 홍보 모델을 선정하고, 게임 아이템을 지급하는 행사와 대규모 업데이트가 연이어 이뤄진다. 겨울 내 접속이 뜸했던 이용자 복귀를 꾀하는 것이다.

국내 야구 게임 시장 부동의 1위는 ‘컴투스프로야구’다. 컴투스는 야구 감독이 돼 구단을 운영하는 ‘컴투스프로야구 매니저’와 미국 메이저리그를 소재로 한 ‘컴투스 MLB9이닝스’도 서비스하고 있다.

컴투스는 지난해 12월 ‘컴투스프로야구 2020’을 출시한데 이어 지난 2월 이종범·이정후 부자를 모델로 내세우는 동시에 올 시즌에 대비한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에 나섰다. 하지만 3월초로 예정돼 있던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취소되고, 정규시즌 개막도 한달 이상 밀리며 김이 빠지게 됐다.

컴투스 관계자는 "시즌 개막 연기로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팬들이 야구에 대한 열정을 게임으로 대신 풀어주길 기대하고 있다"며 "실제 매출 지표도 선방하고 있다"고 했다. 컴투스프로야구 2020은 27일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38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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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프로야구 2020은 이종범(왼쪽)과 이정후 부자를 공식 모델로 내세웠다. /컴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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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게임 매출 2위인 ‘이사만루’는 지난해까지 넷마블이 유통했지만, 올해부턴 제작사 공게임즈가 자체 유통에 나서기로 하고 지난 20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자체 서비스로 전환하자마자 코로나19에 발목을 잡힌 셈이다. 지난해 11월 출시해 2019년 프로야구 시즌의 혜택을 못 봤던 ‘게임빌 프로야구 슈퍼스타즈’도 마음이 급하다. 이 게임은 실제 선수들이 등장하진 않지만, 3월 대형 업데이트를 통해 이번 시즌 흥행을 노리고 있었다.

각 게임사는 프로야구 개막 연기에도 야구 팬들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PC 온라인 야구 게임 ‘마구마구’를 운영 중인 넷마블은 게임 내 재화를 제공하는 ‘스프링캠프 이벤트’를 진행중이고, NC다이노스를 운영하는 엔씨소프트(NC)도 모바일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 ‘프로야구 H2’의 올 시즌 사전 예약을 진행 중이다. 네이버 스포츠를 통해 서비스하는 NHN의 ‘야구9단’도 프로야구의 빠른 개막을 기원하는 프리시즌 기념 이벤트를 열고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야구 게임은 프로야구 중계 광고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시즌과 연계가 깊다"며 "게임 내에서 실제 선수들의 경기 기록이 즉각 반영되는 경우도 있어, 게임 콘텐츠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윤민혁 기자(beheren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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