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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3채 이상 다주택자가 집값 예측 더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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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채 이상 다주택자가 집값의 흐름을 가장 잘 알아맞힌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이 발간한 ‘2020년 1분기 주택금융리서치’에 따르면, 3채 이상 다주택자의 단기 집값 예측력이 다른 집단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다.

조선비즈

안양시 만안구 일대 아파트 단지.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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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는 2017년 9~11월 주택금융연구원이 한국갤럽과 함께 전국 일반가구 5043명을 대상으로 향후 1년 뒤와 5년 뒤 각각의 예상 집값 변동률과 그 원인을 설문조사하며 시작됐다. 이 시기는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직후로, 상승 랠리가 이어질지 보합이나 조정국면에 들어갈지 전망이 다소 엇갈리던 때였다.

설문조사 1년여 뒤인 2018년 10월 한국감정원 기준으로 전국 집값은 1.09% 상승했다. 서울은 6.59%, 경기는 1.63%, 광역시는 0.19% 각각 올랐고 기타지방은 1.55% 하락했다.

연구원은 이같은 실제 집값 변화를 어느 집단에서 예측하는 데 성공했는지 모집단을 6가지 변수로 분류해 분석했다. 연령, 소득, 결혼 여부, 거주 주택 유형(아파트·다세대·연립), 거주면적(소형·중대형·대형), 보유 주택 수별로 전체 5043명을 각각 나눴다. 이후 집단별로 구성원들의 집값 예측치와 실제 집값 변화 사이의 상관관계를 회귀분석으로 조사했다.

연구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집값 예측에 성공한 집단은 3채 이상 다주택자 집단뿐이었다. 기혼과 미혼, 저소득과 고소득, 아파트와 다세대 등으로 분류된 나머지 집단들에선 집값 예측과 실제 집값 변화 사이 상관관계가 유의미하지 않았다.

3채 이상 다주택자의 경우, 기준집단인 무주택자와 비교했을 때 예측력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다. 무주택자의 예측력을 1로 봤을 때, 서울 다주택자 예측력은 4%포인트, 경기 다주택자 예측력은 6%포인트, 광역시 다주택자 예측력은 4%포인트가량 각각 높았다. 기타지방 다주택자는 0.4%포인트가량 예측력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주택자와 2주택자의 예측력은 무주택자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원은 "2017~2018년은 집값이 서울과 경기, 일부 광역시를 중심으로 급등했던 시기인데 이런 변화를 예상이라도 한 듯 다주택자는 1년 전 이미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상승을 예견했다"면서 "특히 서울, 경기, 광역시 다주택자의 예측력이 높았고, 기타지방의 경우 기준집단(무주택자) 대비 낮은 예측력을 보였으나 그 정도는 그리 크지 않았다"고 했다.

3채 이상 다주택자 집단이 집값 예측을 잘했던 원인으로는 ‘정보 우위’와 ‘심리적 요인’ 등 두 가지가 꼽혔다. 연구원은 "주택을 재산 증식 수단으로 하는 다주택자의 경우 다양한 정보수집 경로를 통해 타 집단 대비 정보 우위를 갖고 시장을 판단하며 예측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집을 여러 채 보유한 다주택자들은 심리적 기대요인으로 구성원 다수가 상승을 전망했는데 실제로 집값이 오르다 보니 예측력도 높게 나왔다고도 분석했다. 유일하게 집값이 떨어진 기타지방에서 다주택자 예측력이 낮았던 이유로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연구원은 "전체 집단 기준으로 집값이 1년 후 오른다고 응답한 가장 큰 원인은 ‘상승 흐름이 지속됐기 때문에 향후 1년간 주택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심리적 요인이었다"고 했다.

한편, 1년 뒤 단기전망과 달리 5년 뒤 집값 상승을 전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심리적 요인이 아닌 대체투자처 부족이었다.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심리적 요소가 집값 상승 기대에 영향을 미치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 경제 구조적인 문제로 항상 지목되어온 대체투자처의 부족이 영향을 미치는 중요 요인이었다"고 했다.

고성민 기자(kurtg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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