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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규제 해제 후 뜨거웠던 부산 주택시장 넉달을 못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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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대상지역 해제로 단기과열 양상이 나타났던 부산 주택시장이 다시 침체에 빠졌다. 외부 투기수요에 시장이 요동쳤지만, 결국 실수요가 이를 받쳐주지 못하면서 약 넉 달 만에 집값도 내림세에 접어든 것이다.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공급 과잉까지 겹치면서 앞으로 주택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비즈

부산 해운대구 아파트 단지 전경.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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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월 넷째 주(23일 기준) 부산 아파트 매매가는 한 주간 0.04% 하락해 3주째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락폭도 전주(0.02%)보다 커졌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부산 주택시장은 전국에서 가장 뜨거웠다. 11월 8일 동래·수영·해운대구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움츠렸던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해운대구의 경우 지난해 11월 18일 기준으로 한 주간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0.71%에 달했다. 수영구와 동래구도 각각 0.69%, 0.59%를 기록했다. 당시 미분양주택은 하루 이틀 만에 분양이 완료됐다. 새집을 사기 위해 관광버스를 전세한 외지투자자가 몰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이런 과열 현상은 오래가지 못했다. 올해 들어 상승률이 급격히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해운대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이달 2일부터 23일까지 4주째 하락하며 한 달간 0.25% 내렸고, 수영구와 동래구는 보합 수준을 기록하며 지난해 말과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부산 주택시장이 부진에 빠진 건 부실한 실수요 탓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만 해도 부산 아파트 매매가거래량은 3439건이었는데, 11월과 12월 각각 5198건, 7526건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외지인 매매 비중도 14.8%에서 16.5%, 19.2%로 증가했다.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가 중과되며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 요건에 ‘2년 거주’가 추가되는데, 이런 규제들이 사라지자 단기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몰린 것이다.

투자수요가 빠져나간데다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매수 심리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공급 물량이 여전히 넘친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부산의 경우 지난해 입주물량이 2만4000가구, 올해 2만4000가구, 내년 1만7000가구 수준"이라며 "상승세가 이어지기에는 물량이 지나치게 많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진혁 기자(kinoey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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