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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美, 잦아드는 사재기...여전히 문제는 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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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 고기, 통조림 등 공급은 거의 정상화

휴지, 기저귀, 손소독제 등은 공급 부족

NYT "휴지, 부피 커 대량 보관 안해 재고 부족"

조선일보

지난 27일(현지시각)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의 한 코스트코. 생수와 고기의 공급이 정상화 돼 쇼핑에 어려움이 없었다. /페어팩스=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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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코로나로 일어났던 생필품 사재기 혼란은 조금씩 잦아드는 모습이다. 각 주(州)와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품귀를 빚었던 물과 고기, 통조림 등의 공급은 상당히 정상화됐다. 다만 휴지와 손소독제 등은 여전히 구하기가 쉽지 않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지난 27일(현지시각) 미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의 한 코스트코. 코스트코는 창고형 할인매장으로 미국인들이 대량 구매를 위해 주로 이용하는 곳이다. 이날 코스트코 매장엔 고기와 생수가 가득했다. 불과 2주 전만 해도 물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코스트코는 이날 고객들을 수십명씩 모아서 한꺼번에 입장을 허용했다. 매장 내에서 고객 수를 제한해 2m의 사회적 거리를 지키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다.

물론 완전히 정상화된 것은 아니었다. 코스트코에도 화장실용 휴지는 없었다. 한 직원은 “오전 일찍 들어오긴 하는데, 금방 다 나간다”고 말했다. 휴지가 사라진 자리에는 주방용 행주(키친 타올)만 가득 쌓여 있었다. 계란도 1인당 한 판씩만 살 수 있도록 수량 제한을 했고, 이날 쌀은 찾을 수가 없었다. 코스트코는 화장실용 휴지와 키친타올, 소독용 행주, 물, 쌀 등은 환불을 해주지 않는다고 벽에 붙여 놓았다. 고객들이 무분별하게 사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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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미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의 자이언트 수퍼마켓. 휴지 매대(오른쪽)은 텅비었지만, 통조림 판매대는 제품들이 남아있었다. /페어팩스=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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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찾은 페어팩스의 자이언트 수퍼마켓. 이곳에도 생수는 가득 쌓여 있었고, 통조림도 상당히 선반에 남아있었다. 그러나 이곳에도 손 소독제나 화장실용 휴지는 찾을 수 없었다. 특히 기저귀 코너는 완전히 텅 비어 있었다.

화장실용 휴지는 29일 미국의 대형마트인 월마트에 가서야 찾을 수 있었다. 물론 많이 남아 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휴지를 살 수는 있다는 점에서 안심은 됐다. 월마트도 고기, 소시지, 통조림 등의 공급은 상당히 정상화된 모습이었다. 그러나 손소독제는 없었고, 주방 세제 등도 일부만 남아있었다. 월마트의 한 직원은 “휴지는 한꺼번에 갖다 놓으면 금방 사라지기 때문에 하루에 몇 차례씩 가져다 놓는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29일(현지시각) 워싱턴 페어팩스의 월마트. 화장실용 휴지가 매진되지 않고 일부 남아있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사재기는 많이 잦아들었지만 휴지는 여전히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페어팩스=조의준 특파원


뉴욕타임스는 지난 13일 화장실 휴지 공급이 늘어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화장실 휴지는 보관에 많은 공간을 차지하기 때문에 (생산자들이) 대량으로 저장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평상시에 화장실 휴지는 인구증가의 속도와 비슷하게 늘어나기 때문에 생산 업자들이 급격하게 생산 시설을 확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자칫 성급하게 생산능력을 늘렸다간 계속 시설을 놀리게 되는 불상사도 생길 수 있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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