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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글로벌 물동량 마비 수준…"주요 허브항 물동량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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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물동량 전년 대비 20% 감소

코로나19 봉쇄대책으로 경제 마비 여파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세계 교역량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비를 맡고 있는 선진국의 물량 주문이 감소하면서 생산을 맡고 있는 신흥국의 수출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하역을 마치지 못한 컨테이너들이 쌓여감에 따라 정작 수출할 때 필요한 컨테이너의 일시적 수급 불균형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물동량을 자랑하는 상하이항의 지난달 물동량은 전년과 비교해 20% 줄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항과 홍콩 역시 물동량이 각각 9.8%, 11% 감소했다.


각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간 통제와 검역 등을 강화하면서 물류 전체가 멈춘 결과다. IHS마킷에 따르면 네덜란드 로테트람이나 벨기에 앤트워프와 같은 교역 허브에서는 빈 컨테이너를 찾아볼 수 없다. 반면 중국에서는 화물이 실리기를 기다리며 빈 컨테이너선들이 쌓여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극심한 피해를 보고 있는 유럽의 경우 물동량이 늘어날 수 있을지 등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물류 전문 분석기관인 컨테이너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상하이항의 컨테이너 가용지수는 올해 12주 차 기준 0.38로 지난해 같은 기간 0.58보다 0.02의 차이를 나타냈다. 이 지수가 0.5를 넘으면 여유 컨테이너가 많다는 뜻이지만, 이를 밑돌면 컨테이너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미 동부 최대 항구인 서배너항의 경우에도 상품을 풀지 못한 컨테이너들이 쌓여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봉쇄조치로 공장은 물론 상점들까지 문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IHS마킷에 따르면 이달 19일 기준 미국의 수출 물량은 70만t으로 집계됐다. 불과 두 달 전인 1월30일 수출 물량이 1160만t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크게 떨어진 수치다.


각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자택대기령을 내림에 따라 생산과 소비 양쪽 모두 멈추면서 공급과 수요 양쪽 모두에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2차 대전 중에도 이처럼 갑작스러운 타격은 없었다"면서 "코로나19로 기업들이 문을 닫고 소비자들이 자택대기를 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마비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세계무역기구(WTO)의 로버트 쿱먼 이코노미스트는 "마치 전쟁 시나리오에서나 볼 수 있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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