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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합리화 vs 부담증가…배민 수수료 개편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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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수수료 인하, 개편으로 자금력보다는 맛으로 경쟁 가능"

일부 업주 "정액제로도 매출 나왔는데 정률제로 갈아타면 광고료 증가"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의 광고 수수료 체계 개편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회사 측과 반발하는 소상공인들의 입장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이번 개편으로 광고 수수료를 내린 데다가 자금력 있는 업소들이 주문을 독점하는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부 음식점 점주들은 광고 상품이 정률제를 중심으로 바뀌고 정액제 상품 노출 기회가 줄어 결과적으로 광고비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개편 결과는 배민과 소상공인들의 관계가 향후 어떤 식으로 구축될 지 파악하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30일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민 요금체계 개편안은 다음달 1일부터 적용된다. 주문 화면 상단에 있는 정률제 상품인 '오픈리스트'가 '오픈서비스'로 바뀌면서 수수료는 6.8%에서 5.8%로 1%포인트 낮아지고 하단의 정액제 상품 '울트라콜'은 월 8만8000원으로 3년간 가격이 동결되는 것이 골자다. 그러면서 3개 업소가 무작위 노출되던 오픈리스트 방식을 바꿔 오픈서비스에선 신청한 모든 업소가 보이도록 했고 울트라콜은 음식점 한 곳이 3개까지만 등록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의견이 부딪치는 부분은 이 노출 방식의 변화다. 배민은 수수료가 낮아진 오픈서비스 영역이 커지고 울트라콜 개수가 제한되면서 그동안 일부 자금력이 있는 음식점주들이 자신의 상호가 있는 지역 인근에 여러 개의 울트라콜을 등록해 주문을 독점하는 이른바 '깃발꽂기'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통해 부담은 낮추면서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사용자들의 이용 방식이 앱의 다양한 페이지를 둘러보고 주문 음식을 정하는 식으로 바뀌고 있어 특정 카테고리 안의 '리스팅 광고'는 한계가 있다는 게 배민 측의 설명이다. 가장 효과적인 방식은 앱의 여러 페이지에서 노출되고 과금은 주문이 발생할 때만 되는 구조라는 얘기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도 "지금까진 돈을 많이 낸 업소들이 상단에 중복 노출됐다면 앞으로는 이용자에게 좋은 평가와 선택을 받는 업소들이 상단에 노출되는 방식으로 바뀐다"며 "업주 입장에선 자금력 대결이 아니라 맛과 가격이라는 음식점의 본원적 경쟁력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일부 소상공인들은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힘든 상황에서 배민의 개편이 광고료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지금까지는 정액제 광고만으로 매출이 나왔는데 울트라콜 노출 기회가 줄고 정률제로 갈아타야 하면 내야하는 돈이 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몇 개의 정액제 광고만으로도 주문량이 많았던 업체들의 경우 이를 정률제로 바꿔 단순 계산하면 광고비가 증가할 수 있다. 음식점 점주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를 근거로 오픈서비스 신청을 거부하자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한 음식점주는 "광고 수수료에 부가세, 외부결제 수수료를 더하면 10% 가까이 떼이는 셈"이라며 " 안 그래도 어려운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변화에 따른 피드백을 받는 등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나가고 있다"며 "실제 시행되면 효과를 체감하는 점주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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