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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반려동물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김하국의 애니멀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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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사람은 평생 스트레스 속에서 삶을 산다. 스트레스 해소법을 알려주는 책을 읽고 실천하는 것도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운동하고 사람을 만나며 술을 마시고 여행을 떠난다. 일상이 스트레스를 비우고 채우는 과정처럼 느껴진다.

그렇다면 반려동물도 스트레스를 받을까? 그들 역시 우리처럼 스트레스를 받는다. 낯선 사람이 왔을 때, 이사를 했을 때 등 새로운 만남과 이별, 환경의 변화는 반려동물에게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평소 화장실을 잘 가리던 아이가 실수를 하며 산책을 거부하고 우울증에 빠진다. 크게 짖거나 평소와 다른 울음소리를 낸다. 특히 고양이의 경우 낯선 고양이가 가족이 됐을 때, 환경이 바뀌었을 때 예민해진다.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질병이 된다. 고양이의 ‘심인성 탈모’가 대표적이다. 병명에서 알 수 있듯이 마음의 병으로 인해 탈모가 생긴 것이다. 고양이는 하루의 2~15%의 시간, 깨어 있을 때 절반 정도를 그루밍하면서 산다. 그런데 그루밍 시간이 정상보다 더 길어진다면 심리적 스트레스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고양이는 그루밍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기 때문이다. 그루밍할 때 빠진 털의 모습도 일반적인 탈모와 다르다. 이빨로 끊어 털끝이 날카롭다. 피부병이나 호르몬 질병으로 인한 탈모는 잘린 털끝이 둥글둥글하다. 스스로 털을 뽑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보호자는 고양이가 언제 그루밍하는지 잘 모른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고양이는 남몰래 그루밍하기를 좋아한다. 고양이가 그루밍을 얼마나 자주 어떻게 하는지 알고 싶다면 방에 캠코더를 설치하고 외출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더 나아가 촬영된 영상 속에서 스트레스의 원인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평소와 다른 이상한 행동을 발견할 수도 있고 평소 행동을 객관화해 살펴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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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인성 탈모로 내원한 고양이. 제공 | 서울금천24시 우리동물메디컬센터


동물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올 때 심인성 탈모에 대해 전혀 생각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수의사 또한 보호자의 얘기 만으로 병을 진단할 수 없다. 그렇기에 탈모의 모든 가능성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우선 피부병 검사를 한다. 벼룩 알러지가 있는지 알기 위해 스킨스크래핑 검사, 곰팡이 감염에 대한 털 검사 및 배지 검사는 물론 세균 병소와 종양 등은 없는지 살피고 갑상선 기능이나 부신 기능 등을 평가하는 호르몬 검사를 할 수도 있다. 또한 환경 아토피 테스트, 식이 알러지 테스트 등도 해본다. 만일 이 모든 검사에서 정상이었다면 비로소 ‘심인성 탈모’라고 진단한다. 탈모는 아주 흔한 피부병과 호르몬 질병 증상이기에 콕 짚어서 알 수는 없다.

고양이는 강아지에 비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예민하게 반응한다. 특발성(원인을 모름) 방광염이 있는 고양이는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아도 피오줌을 싸거나 화장실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다. 강아지도 마찬가지만 심장병을 앓는 고양이가 흥분을 잘하는 성격이면 갑작스럽게 기절하거나 호흡곤란에 빠질 수도 있다. 흥분하여 심장이 빨리 뛰기 때문이다. 평소에 고양이 방에 진정 디퓨저를 설치하거나 스프레이를 뿌려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런 점을 보면 스트레스와 성격은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는 듯하다.

사랑스런 반려동물들도 스트레스 속에서 살고 있으나 보호자는 반려동물의 스트레스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차리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반려동물 스트레스 때문에 보호자가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럴 때 행동 전문 수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서울금천24시 우리동물메디컬센터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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