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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닻 올린 구현모 KT호…"당당하고 단단한 KT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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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김주현 기자]
머니투데이

신임 구현모 대표이사가 주총장에서 취임 소감을 발표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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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고 단단한 KT를 만들겠다.”

구현모 KT호가 출항했다. KT는 30일 오전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구현모 사장을 신임 CEO(최고경영책임자)로 정식 선임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사회적 분위기 속에 과거처럼 대대적인 취임식 행사는 열지 않았다. 대신 주총 직후 사내 방송으로 KT호의 새 항로를 임직원들에게 알렸다. 그룹 CEO 선임 후 처음 내놓은 공식 메시지다.

구 대표는 이날 취임사를 통해 “외풍으로부터 흔들리지 않는 기업, 국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국민기업, 매출과 이익이 쑥쑥 자라나는 기업, 임직원 모두가 자랑스러워하는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통신과 미디어 등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AI(인공지능), 5G(5세대 이동통신) 등 혁신 신사업을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대표이사 사장’ 구현모 “디지털 혁신으로 새로운 변곡점 만들겠다”



구 사장의 취임 일성은 지배구조 안정화다. 그는 먼저 “KT 그룹을 외풍으로부터 흔들리지 않는 기업, 국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국민기업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KT는 이날 주총을 통해 1인 독점적 경영 체제의 폐해를 없앤다는 취지로 2009년 도입한 ‘회장’ 직급을 11년 만에 없앴다. ‘대표이사 회장’ 직급을 ‘대표이사 사장’ 직급으로 바꾼 것.

구 대표와 함께 이날 사내이사로 선임된 박윤영 기업부문장(사장),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부사장)을 비롯해 계열사 사장단 등과 함께 합리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지배구조를 안정화하고 경영 연속성과 독립성을 확보하려는 취지다.

이날 교체된 신임 KT 사외 이사진도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 주총에서는 강춘구 고려대 공대교수, 박찬희 중앙대 경영학 교수,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 교수와 함께 표현명 전 롯데렌탈 사장이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표 이사는 과거 이석채 전 회장 시절 KT 개인고객부문 사장과 KT렌탈 사장을 맡았던 인물로, 과거의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조언자’와 ‘견제자’ 역할을 할 예정이다.

구 사장이 내건 두번째 키워드는 ‘탈(脫) 통신’이다. 그는 디지털 혁신으로 새로운 변곡점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구 사장은 “세계 경제가 불안한 상황이지만 KT에는 기회 요인이 더 크다”며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5G(5세대 이동통신)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혁신이 새로운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통신 기업에 안주하지 않고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겠다는 종합 ICT 그룹으로의 변신하겠다는 의지다.

구 사장은 고객 중심의 내부혁신도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그는 “도약의 중심엔 고객이 있다. 고객발 내부혁신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객의 니즈에 맞게 사업 체계와 조직을 재정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구 대표는 “금융, 유통, 부동산, 보안, 광고 등 성장성 높은 KT그룹 사업에 역량을 모아 그룹의 지속 성장과 기업가치 향상을 실현하겠다”고도 말했다.



구 대표의 세가지 숙제



구 대표가 풀어야할 과제도 적지않다. 제 평가를 못 받는 기업가치 회복이 첫째 과제로 꼽힌다. KT는 성장 정체와 코로나19 확산 악재가 겹쳐 최근 1만7000원대까지 떨어졌다. 구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주주들에게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최우선을 두겠다”고 약속했다. 관건은 결국 본업인 통신과 미디어, 신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을 통한 매출과 수익성 회복이다.

KT 혁신의 아이콘으로 평가돼 온 케이뱅크 문제도 서둘러 풀어야 한다. KT가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부결로 케이뱅크는 벼랑 끝에 몰려 있다.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사업 시너지를 노리던 KT에겐 큰 악재다. 기존 대주주인 금융회사들의 증자 참여를 설득하는 한편, 새 투자자 영입과 우회 증자 등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관계도 구 대표 리더십의 성공적 안착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다. KT 새노조와의 불편한 갈등관계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관건이다.

오상헌 기자 bborirang@mt.co.kr, 김주현 기자 na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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