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1 (월)

"펑펑 울었습니다" 광주서 치료받은 대구 확진자들 뒷이야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광주의 따뜻한 정에 감동…문자·선물 등으로 감사 잇따라

뉴스1

지난 11일 오후 광주 남구 덕남동 빛고을전남대병원에서 이용섭 광주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 대구 출신 가족에게 꽃다발을 건네고 있다. 이날 퇴원한 가족(4명)은 코로나19 확진 이후 자가격리돼 있다가 지난 4일 빛고을전남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왔다. 2020.3.11 /뉴스1 © News1 한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꼭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광주에서 치료를 받고 대구로 돌아간 시민들의 '감사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30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빛고을전남대병원에서 치료 후 대구로 돌아간 퇴원자들은 편지와 카드,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잇따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광주 빛고을전남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지난 25일 완치돼 대구에 돌아간 A씨는 퇴원 직전 광주에서 느낀 심경을 담담하게 적어 병원 홈페이지에 올렸다.

A씨는 "코로나 확진을 받고 다음날 아이까지 확진 받던 날 하늘이 노랬다"며 "병상이 없어 며칠을 여기저기 전화하며 불안해하고 있을 때 광주에서 저희 모녀를 받아주시겠다는 연락에 어린 아이를 안고 주저없이 광주까지 내달려 왔다"고 말했다.

이어 "도착한 첫날 저녁 짐을 풀고 나니 낯선 지역에 아이와 저 단둘이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막막함과 두려움, 긴장감, 아이에 대한 미안함에 화장실에서 펑펑 울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하지만 그녀의 두려움과 걱정은 오래가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저의 염려들이 무색해질 정도로 다음날 아침부터 잘 잤는지, 불편한 건 없는지, 필요한 건 없는지 매일매일 신경써주셨다"고 했다.

또 "의료진분들 드셔야 할 간식을 아이 먹이라며 선뜻 나눠주시고 아이 가지고 놀 장난감이며 인형이며 의료를 뛰어넘어선 배려와 따뜻한 보살핌이 제겐 매일 감동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방호복 차림의 어려운 환경에서도 저와 아이를 챙겨주신 51병동 간호사 선생님들과 의료진분들, 손수 만드신 반찬에 항상 아이 챙겨주신 수간호사 선생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어 "병상 찾아 헤매던 모녀에게 좋은 병실과 최고의 의료진을 내어주셔서 감사드린다. 제 아이도 의료진분들이 보여주신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는 건강한 아이로 키우는 것이 제가 보답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된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꼭 다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구지역 한 확진 환자가 7일 오후 광주 남구 덕남동 빛고을전남대학교병원으로 이송돼 아이를 안고 병원에 들어가고 있다. 2020.3.7 /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서 지난 19일 빛고을전남대병원에는 택배 1개가 전달됐다. 상자에는 삐뚤삐뚤 써내려간 카드 한 장과 함께 맛깔스러운 참외가 들어있었다.

코로나19 치료를 받고 완치돼 대구로 돌아간 일가족 4명이 보내온 카드와 선물이었다.

가족 중 아이가 쓴 카드에는 "간호사 선생님 안녕하세요. 병원에 있는 동안 잘 보살펴 주시고 밥을 주실 때마다 간식 챙겨주셔서 감사하고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덕분에 저희가 빨리 나았어요. 건강하시고 힘 내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이 아이의 아빠는 지난 11일 퇴원해 대구로 되돌아간 직후 이용섭 시장에게 장문의 문자를 보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이용섭 시장님과 광주시민, 병원 관계자, 우리를 이송해주신 소방대원분들께 감사드린다"며 "광주를 위해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저의 작은 힘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더불어 "저희 아들이 광주에서 살고 싶다고 하네요^^"라는 추신도 남겼다.

뉴스1

광주에서 코로나19 치료를 받고 대구로 돌아간 한 가족이 아이가 쓴 손편지와 감사의 마음을 담은 참외를 택배로 보내와 주위를 뭉클하게 하고 있다.(광주시 제공)2020.3.30 /뉴스1 © News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빛고을전남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코로나19 대구 확진자는 모두 30명이다. 이들 가운데 24명이 완치돼 대구로 돌아갔고 6명이 남아 치료를 받고 있다.

광주시와 빛고을전남대병원은 단순한 치료를 넘어 심리적 안정을 되찾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아이들 간식, 장난감, 인형, 반찬, 이들이 되돌아갈 때 입을 옷까지 챙기는 등 마음을 다해 살피고 있다.

27일 퇴원한 또 다른 모녀는 이 병원 간호사들이 준비해준 옷으로 갈아입고 대구로 돌아갔다.

이들은 경황없이 광주까지 오면서 옷을 미처 챙기지 못했다. 난감해 하던 이들을 보고 간호사들이 가장 아끼던 옷을 골라 전해줬다.

광주시는 입·퇴원을 지근거리에서 돕는 등 살뜰히 살피고, 완치돼 퇴원한 이들에게 광주주먹밥과 광주김치, 마스크 등 광주의 마음을 담은 선물 꾸러미를 들려 보내고 있다. 환영·환송 현수막을 내걸어 유대감을 표하는 것도 광주시의 몫이다.

코로나19라는 끔찍한 비극 속에서도 달빛동맹을 맺은 광주와 대구가 병상나눔을 통해 219㎞의 물리적 거리를 단숨에 뛰어넘으며 진정한 이웃으로 거듭나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광주에서 치료 받은 대구 모녀를 위해 병원 간호사들이 건네 준 옷들. 대구 모녀는 경황없이 오다 보니 옷가지를 챙기지 못해 난감한 상황에 병원 간호사들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대구로 돌아갈 수 있었다.(광주시 제공)2020.3.30 /뉴스1 © News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nofatejb@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