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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매일 감동의 연속"…대구 확진자 광주병원서 퇴원 후 감사의 글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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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광주 빛고을전남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한 코로나19 대구 확진자 가족이 보낸 선물.


“아이와 단 둘이 있다는 막막함과 두려움에 화장실에서 펑평 울었습니다.”

코로나19 대구 확진자 A씨가 최근 광주 빛고을전남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완치된 후 광주에서 보낸 심경을 이 병원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다.

아이까지 확진 받던 날 하늘이 노랬다는 A씨는 “병상이 없어 며칠을 여기저기 전화하며 불안해하고 있을 때 광주에서 저희 모녀를 받아주겠다는 연락이 와 어린 아이를 안고 주저없이 광주까지 내달려 왔다”고 글을 시작했다.

그는 입원 첫날 두려움과 긴장감에 화장실에서 울었다고 당시의 막막했던 심경을 털어놨다. A씨는 “도착한 첫날 저녁 짐을 풀고 나니 낯선 지역에 아이와 저뿐인 단둘이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막막함과 두려움, 긴장감, 아이에 대한 미안함에 화장실에서 펑펑 울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A씨의 두려움과 걱정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의료진들의 따뜻한 진료와 태도에 감동을 받아서다. 그는 “입원 다음날 아침부터 의료진들이 각별히 신경써주고 간식을 아이에게 나눠주고, 아이 가지고 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봤다”며 “이런 배려와 따뜻한 보살핌이 제겐 매일 감동의 연속이었다”고 회상했다.

A씨는 “제 아이도 의료진분들이 보여주신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는 건강한 아이로 키우는 것이 제가 보답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된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꼭 다시 찾아 뵙겠다”며 글을 맺었다.

감사 인사는 A씨뿐만 아니다. 완치후 대구로 돌아간 일가족 4명은 지난 19일 빛고을전남대병원에 택배를 보냈다. 택배 상자에는 삐뚤삐뚤 써내려간 카드 한 장과 함께 맛깔스런 참외가 가득 들어있었다.

이 가족중 아이가 쓴 카드에는 “간호사 선생님 안녕하세요. 병원에 있는 동안 잘 보살펴 주시고 밥을 주실 때마다 간식 챙겨주셔서 감사하고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덕분에 저희가 빨리 나았어요. 건강하시고 힘 내세요”라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처럼 빛고을전남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코로나19 대구 확진자는 모두 30명이다. 이들 가운데 30일 현재 24명이 완치돼 대구로 돌아갔고 6명이 남아 치료를 받고 있다.

광주시와 빛고을전남대병원은 코로나19로 입원한 대구 확진자들에게 단순한 치료를 넘어 심리적 안정을 되찾도록 지원하고 있다. 아이들 간식을 비롯해 장난감, 인형, 반찬, 이들이 되돌아갈 때 입을 옷까지 챙기는 등 마음을 다해 보살피고 있다.

지난 27일 퇴원한 또 다른 모녀는 이 병원 간호사들이 준비해준 옷으로 갈아입고 대구로 돌아갔다. 이들은 경황없이 광주까지 오면서 옷을 미처 챙기지 못해 난감해 하던 차에 간호사들이 자신들이 가장 아끼던 옷을 골라 준 것이다.

광주시는 퇴원한 대구 확진자들에게 광주주먹밥과 광주김치, 마스크 등 광주의 마음을 담은 선물 꾸러미를 들려 보내고 있다. 환영·환송 현수막을 내걸어 유대감을 표하는 것도 광주시의 몫이다.

코로나19의 비상 상황에서도 광주와 대구는 병상나눔으로 219km의 물리적 거리를 단숨에 뛰어넘고 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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