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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Business Inside] 느긋한 LG화학 vs 궁지 몰린 SK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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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홈페이지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 판결에 따른 판결문(구체적인 사례 기술)을 공개하면 소송 당사자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사이 표정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다급한 상황이다. ITC가 오는 10월 5일 판결문 원안 그대로 최종 결정을 하면 배터리 셀과 모듈, 팩, 관련 부품·소재에 대한 미국 내 수입금지 조치를 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한국의 다른 고객사들도 등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당장 LG화학 측과 원만한 협상을 이끌어내야 할 처지다. SK이노베이션 측도 “합의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는 노력을 강구 중”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SK그룹 측도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지만, 뾰족한 메시지를 내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LG화학 측은 느긋한 상황이다. LG화학 관계자는 “SK 측의 영업비밀 침해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회사의 기밀과 지금까지 한 투자, 영업기밀 누출로 입은 피해와 향후 가치까지 모든 것을 고려하면 피해 규모 환산이 어려울 정도”라면서도 “SK 측에서 합당한 제안을 먼저 해야할 것”이라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이 제시하는 협상안에 대해 배임 문제를 포함한 배상 규모의 적정 수준 등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입장인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배상금액을 산정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데다 양측 모두 법률적 검토를 해야 하는 만큼, 액수가 천문학적으로 높아질 공산도 있다. 일각에선 합의금을 로열티 형태로 주는 방안도 나오고 있지만 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병수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5호 (2020년 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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