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6 (일)

코로나에 지쳐 꽃구경 나오는 시민들… “사회적 거리 지켜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마스크·손소독제 사용하며 야외활동 나서 / 정부 "봄꽃 축제 가급적 방문 자제해야"

세계일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각 봄꽃축제가 취소되는 가운데 지난 주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봄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뉴시스


“마스크 끼면 야외활동해도 괜찮지 않나요?”

지난 주말 서울 영등포구와 구로구를 지나는 안양천 일대는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을 하는 시민들로 붐볐다.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를 지키는 모습이었지만, 운동을 하는 일부 시민들은 마스크를 벗고 거친 숨을 내쉬기도 했다. 자녀와 함께 산책을 나왔다는 직장인 안모(34)씨는 “재택근무를 하면서 종일 집에만 있다 보니 답답해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왔다”며 “집에만 있는 것보다 마스크를 끼고 밖에 나오는 것이 건강에 좋지 않겠냐”고 말했다.

연일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집 밖으로 나서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지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피로감을 느낀 시민들이 따듯해진 봄 날씨를 느끼러 야외활동에 나선 것이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소독제를 사용하는 등 개인위생에 신경 쓰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서울을 비롯해 벚꽃이 핀 경남 진해, 경기 용인 에버랜드 등 주요 관광지에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붐볐다. 매년 전남 광양에서 열리는 매화축제는 올해 코로나19로 축제를 취소했지만 지난 6일부터 15일까지 31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리기도 했다.

세계일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각 봄꽃축제가 취소되는 가운데 지난 주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봄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뉴시스


인파가 몰린 장소에 나갔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도 있다. 부산에서는 지인들과 차를 타고 꽃 구경을 다녀온 60대 남녀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지난 18일 전남 구례 산수유마을에 다녀온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보다 꽃이 먼저 피는 일본에서는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는 배경으로 춘분 연휴 봄나들이객 증가가 꼽힌다. 지난 20일부터 3일 간 이어진 연휴 동안 일본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방역에 소극적이었고, 시민들이 밖으로 나오면서 인파가 몰린 것이다. 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도 지사는 최근 “오버슈트(폭발적인 환자 증가)의 갈림길에 있다”며 “감염 방지를 위해 각종 행사 등을 자중해달라”는 뜻을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나들이철이 시작되고, 어린이날 등 연휴가 이어지는 만큼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m 이상의 거리를 두고 산책하는 것은 감염의 위험이 낮다”면서도 “봄꽃 축제 자체가 사람들이 모여있을 수밖에 없는 속성을 가지고 있어 가급적 방문을 자제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야외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면서도 “가급적 사람이 몰릴 만한 장소와 시간을 피하고, 2m 이상 거리를 유지하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