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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문 열고 모기 잡는다더니…정부 "상황 따라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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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선포 19일만에… 고위 당국자 "지금 팬데믹"

일주일 전엔 "흐름은 통제하되 문은 닫지 않겠다"

조선일보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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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위 당국자가 30일 외국인의 국내 입국과 관련해 ‘흐름은 통제하되 문은 닫지 않는다’는 코로나 방역 원칙을 내려놓는 듯한 발언을 했다. 정부는 그간 대다수 전문가가 ‘문을 열어놓고 모기를 잡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하는데도, 이 원칙을 고수해왔다. 외국발 감염원 유입으로 국내 코로나 확진자 수가 계속 늘어나 방역에 어려움이 커지고 사망자가 150명을 넘어서자 뒤늦게 대응 원칙을 바꾸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정부가 점점 강화된 입국 규제 조치를 내놓은 상황과 관련, 개방성 원칙에 변화가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상황에 따라서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초기 국제적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아니었다가 지금은 (팬데믹이) 된 상황이고, 전 세계 확진자 순위가 바뀔 정도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그런 변화에 맞춰 정부가 취하는 정책도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기계공처럼 하는 것보다 정원사처럼 하는 것이 더 낫다는 얘기도 있는데, 상황 변화에 맞춰 필요하면 강화된 조치를 강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23일 브리핑에선 ‘흐름을 통제하되 문은 닫지 않는다’는 정부의 방역 원칙이 여전히 유효하냐’는 질문에 “큰 틀에서는 그 연장선에 있는 거 같다”며 ‘개방성 원칙’의 유지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도 지난 26일 한·캐나다 정상의 전화통화 소식을 브리핑하며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국경을 닫지 않은) 한국의 결정이 옳은 선택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는 내용을 부각하는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식 개방식 방역’의 우수성을 홍보해왔다.

정부는 이날 ‘개방성 원칙’에 변화를 예고했지만, 아직 ‘전면적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여러 선택지 가운데 방역 당국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정부 내 관련 부처들이 종합적으로 의견을 조율해서 결정하고 있다”며 “현 단계에서는 전면적인 입국금지보다는 강화된 입국규제 조치로 대응하는 것이 최선이고 합리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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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입국자들이 교통 관련 안내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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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 확진자는 30일 0시 기준 78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누적 확진자는 9661명이 됐다. 완치돼 격리 해제된 확진자는 195명이 증가해 총 5228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6명이 늘어 모두 158명이 됐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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