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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70대 할머니, 혼자사는 90대 할머니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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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 ‘행복지킴이’ 전미자씨 / 안부전화 안받자 방문 후 신고 / 의식 잃고 쓰러진 노인 구조

70대 할머니가 혼자 사는 90대 할머니의 생명을 살린 소식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세계일보

충북 진천군노인회는 지난 11일 백곡면에 사는 전미자(73·사진)씨가 같은 마을 주민 박모(93)씨의 귀중한 생명을 구했다고 30일 밝혔다.

진천군노인회 등에 따르면, 전씨는 ‘9988 행복지킴이’ 사업에 참여하며 평소와 같이 박씨에게 전화로 안부를 확인하던 중 통화가 되지 않자 박씨의 집으로 향했다.

현관 우유 투입구를 통해 확인한 집안 내부에는 박씨의 신발이 놓여 있는 등 외출한 흔적이 없어 불길한 생각이 들어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도착한 119구조대는 창문을 통해 집으로 들어가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박씨를 발견하고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했다. 박씨는 5일 만인 지난 16일 건강을 찾고 퇴원했다.

전씨는 “어르신의 안부를 확인하던 중 통화가 되지 않아 걱정이 됐다”며 “어르신이 평소 입맛이 없어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약만 먹어 영양 상태가 좋지 못했던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자녀들과 상의한 결과 어르신의 안전을 위해 박씨의 집 열쇠를 자신이 가지고 있으면서 자주 방문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자’는 의미인 ‘9988 행복지키미’ 사업은 노인 일자리를 위해 생활이 어려운 노인들의 가정을 대상으로 안부 확인과 말벗, 생활상태 점검 등을 하는 것이다. 진천군에서는 행복지키미로 400여명이 활동한다.

행복지키미 사업기관인 대한노인회 진천군지회 관계자는 “행복지키미 사업이 코로나19로 지난달 말부터 중단된 후 지키미 할머니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안부전화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며 “70대 할머니께서 90대 할머니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계기가 됐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진천=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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