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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꼼수 역풍’ 더시민, 범여권 표 분산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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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당 ‘두 자릿수 지지율’ 선전에

일부 실망 지지층에선 정의당 선택

여당 안팎선 “우려” “자충수” 평가

범여권당 간 ‘적통 경쟁’ 가열될 듯

경향신문

더시민 출범식 온 민주당 인사들 더불어민주당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김성환 대표 비서실장,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뒷줄 왼쪽부터)이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4·15 총선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지켜보고 있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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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을 앞두고 출범한 여권의 비례연합정당이 ‘자충수’가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적자’인 더불어시민당이 또 다른 범여권 비례정당인 열린민주당의 선전으로 고전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이 미래통합당에 맞선다는 명분으로 비례위성정당 창당이라는 ‘꼼수’를 부린 데 이어 정치개혁연합과의 결별 등으로 역풍을 맞고 있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 여권의 일부 지지층은 정의당으로 흘러드는 양상이다.

더시민의 흔들리는 입지는 30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지난 23∼27일 유권자 25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더시민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29.8%로 1주 전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연합정당’으로 조사했을 때에 비해 8.2%포인트 줄었다. 1주 전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던 열린민주당은 이번 조사에서 11.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더시민의 지지율 하락은 한국갤럽이 지난 24~26일 진행한 조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더시민의 지지율은 25%로 1주 전에 비해 8%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열린민주당은 9%를 기록해 1주 전보다 7%포인트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더시민의 지지율 하락을 범여권 지지층의 표 분산 때문으로 해석했다. 한국갤럽 측은 “민주당 지지층의 비례대표 정당 선택이 더시민뿐 아니라 열린민주당과 정의당으로 분산되고 있다”며 “이에 더시민이 상대적인 지지율 하락을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열린민주당이 여권 지지층의 호응을 얻을수록 더시민의 지지율 하락이 불가피하다.

민주당에서도 이를 불편해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당에서 추천한 비례대표 후보 20명을 모두 더시민으로 보냈는데, 당에서 공천 배제된 인사들이 모인 열린민주당이 이들의 당선을 위협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MBC라디오 방송에서 “그쪽(더시민)으로 민주당 지지층이 한 표도 빠짐없이 가줘야 저희 후보자가 당선될 수 있다”며 “그 부분(지지율 분산)에 상당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비례연합정당이란 꼼수에 따른 ‘역풍’으로 제3 정당이 ‘어부지리’를 누릴 가능성도 제기했다. 정의당은 지난 16∼20일 리얼미터 조사에서 역대 최저 지지율인 3.7%를 기록했으나, 지난 주말부터 지지율이 다시 올랐다. 심상정 대표는 “지난 주말부터 정의당 지지율 반등이 시작됐다. 의석을 탐하기 위해 만들어진 일회용 위성정당과 정의당은 다르다”고 했다.

더시민과 열린민주당은 이날 각각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적통’ 경쟁을 이어갔다. 더시민은 민주당과의 연대를 강조하면서 “우리의 승리가 문재인 정부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열린민주당 측은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고 문재인 정부를 확실하게 뒷받침하기 위해서 탄생했다”고 주장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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