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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9 (월)

[2020 올해의 차]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히든 라이팅 디자인 구현하려 많은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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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연구원에게 들어본 ‘더 뉴 그랜저 개발에서 완성까지’

이창욱 프로젝트 매니저

주행 감각 부분 양산 직전까지 논의

저소음 위해 미세한 잔진동도 줄여

중앙일보

더 뉴 그랜저에 탑재된 새로운 계기반과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의 개발 과정을 설명하는 현대자동차 대형 1PM 이창욱 PM. [사진 오토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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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시장에서 그랜저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초창기 그랜저부터 ‘성공의 상징’이라는 이미지를 이어오고 있으며, 현재는 국내 세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인기 모델’이다. 소비자들의 높은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것이 그랜저의 숙명이다. 그런 그랜저의 개발 과정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완성시킨 연구원의 속 얘기를 들었다.

지금까지 이창욱PM(프로젝트 매니저) 손을 거친 모델은 전 세계 도로를 누비고 있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신차는 물론 중국·인도·유럽 전용차 개발에도 관여했다. 미래 전동화 전략의 시작을 본격적으로 알린 현대 아이오닉과 기아 니로도 그의 작품이다.

그가 더 뉴 그랜저 개발 당시 집중했던 부분은 바로 ‘고급감의 재정의’다. 대다수 소비자는 그랜저를 고급차로 인식한다. 하지만 시장 기술과 트렌드가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고급스러움’의 개념도 변하고 있다. “새로운 고급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숙제였다”는 게 이창욱PM의 설명이다.

더 뉴 그랜저는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지만 큰 변화를 택했다. 적당히 큰 변화가 아니라 앞 문 빼고 다 바꿨다. 차체 크기도 손댔다. 디자인도 확 바꿨다.

“대한민국 중심축인 40·50대가 각각 ‘영포티’와 ‘액티브 시니어’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랜저는 플래그십(최상급) 모델의 역할을 넘어선 추가적인 가치를 전달해야 하고, 시장을 이끌기도 해야 하기에 소비자 이탈 걱정을 크게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개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이PM은 ‘정말 치열했다’는 말로 개발의 어려움을 돌아봤다. 더 뉴 그랜저에 대한 애착이 대단한 것도 이런 산통(産痛) 때문이다. 그는 특히 전면부의 히든 라이팅 디자인과 주행 감각 부분에서 자신감을 나타냈다.

“디자인 호불호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히든 라이팅 디자인은 지금까지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것이었어요. 이를 구현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주행 감각을 높이는 부분은 양산 직전까지 논의되고 조율됐다. 그는 “사실 소음 부분에서 0.5데시벨(dB)은 워낙 다양한 주행 환경에 영향을 받아 일반적인 소비자들이 느끼기 힘들다”며 “그럼에도 소음을 낮추기 위해 심지어 미세한 잔진동까지 줄이기 위한 튜닝 과정이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왜 이렇게 힘들게 자동차를 개발할까? 이창욱PM은 ‘소비자 만족을 위해서’란 말로 답했다.

“사실 기존 그랜저 IG도 소비자들의 큰 불만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두 가지 불만이 있었는데, 먼저 차가 작아 보인대요. 그래서 차체를 키우고 실내 공간도 넓혔습니다. 장기간 운전하면 허리가 아프다는 이야기도 나왔어요. 승차감도 개선했습니다.”

이런 꼼꼼한 피드백이 부분변경 모델인 그랜저를 베스트셀링 카로 만들었다. 중앙일보 COTY에서도 그랜저는 완성도와 가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해 그에 맞는 차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 이창욱PM의 지론이다. SUV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세단을 잘 만드는 건 더 어렵다.

그는 어느 때보다 소비자의 심리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단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의 속성을 알아내 최고의 상품성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단의 강점을 지키며 개발하면 SUV와 세단은 양립해서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창욱PM에게 더 뉴 그랜저는 정말 완벽한 차일까? 그는 “정말 만족스럽다”고 답하면서도 한편으로 걱정도 했다. 빛의 속도로 변화하는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 때문이다.

“신기술 트렌드가 워낙 빠르게 바뀌고 있어요. 이 가격대에서 넣을 수 있는 모든 기능을 넣었지만 이 차도 금방 옛날 차로 인식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이창욱PM은 다음 프로젝트에 전념하고 있다. 그가 맡은 차량은 차세대 그랜저. 얼마나 더 뛰어난 상품성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 이유다.

중앙일보 COTY 공동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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