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내우외환 시달리는 건설업계, '개미' 지원 나섰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안에선 부동산 규제와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밖에선 저유가에 시달리는 건설업계가 적극적인 주가 방어에 나섰다. 대외적으로 회사의 건재함을 알려 최근 업계서 두드러지는 경영난, 자금경색 등의 우려를 불식하려는 조치다.

조선비즈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아파트 단지 전경./조선일보 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31일 부동산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30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건설업종 지수는 32.0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1.86%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대단히 낙폭이 컸다. 건설주는 최근 한국은행의 ‘한국판 양적 완화' 방침으로 반등했지만, 여전히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종목별로 보면 내림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현대건설은 지난 1월 17일 4만2050원을 기록했지만, 이달 30일 2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나마 지난 19일(1만9150원)보다 회복한 수준이 이 정도다. 대우건설은 연초 4000원 후반대에서 이달 30일 2805원까지 떨어졌다.

올해 초부터 이달 30일까지 등락률을 보면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주가는 모두 40% 정도 하락했다. 삼성물산(-18.61%)과 GS건설(-38.96%), 대림산업(-26.18%) 등의 대형 건설사 주가도 곤두박질 쳤다.

국내 건설주의 내림세는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겹친 탓이다. 영국 경제연구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코로나 여파로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등을 제외한 주요 20개국(G20)의 올해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 침체 우려로 투자심리가 어그러지자 건설사들은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주가를 방어하고 나섰다. 삼성물산은 지난 20일 주주총회에서 회사가 보유 중인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280만주를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소각 결정했다. 매년 경영여건을 반영한 2020~2022년 3개년 배당 정책도 수립했다.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자사주 2만주를 2억5950만원에 사들였다. 지난달 사들인 3만주를 더하면 최 사장이 매입한 자사주는 총 5만주에 이른다.

중견건설사인 아이에스동서는 100억원의 자기주식을 취득했다고 지난달 공시했다. 아이에스동서는 "최근 외부 요인에 따라 지나치게 저평가되고 있는 주가를 안정시키고,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책임경영의 하나"라고 밝혔다.

주주친화 경영 강화에 나선 건설사들도 있다. 현대건설은 2019년 결산 배당 규모를 늘렸다. 보통주와 우선주 배당액을 100원씩 상향해 보통주 1주당 600원, 우선주 1주당 650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배당금 총액은 약 699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20% 늘었다. 대림산업의 경우 이해욱 회장이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고 내부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전원 사외이사로만 이사회 내부거래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다만 국내 건설주의 하락세는 코로나 등 외부 요인이 큰 데다 수주 잔고와 기초체력이 확보돼 주가가 지나치게 하락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때와 2015년 유가급락 때도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지금은 수주잔고나 현금흐름, 재무상태 등이 모두 좋아져 업황 면에서는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백윤미 기자(yum@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