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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 사업지' 용산, 표심 훔치는 공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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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기지·한남3구역·재건축·재개발 등 이슈 산적

행정 전문가 vs 관록의 정치력 내세워 '진검승부'

뉴스1

4.15 총선 서울 용산에 출사표를 던진 강태웅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권영세 미래통합당 후보.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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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전형민 기자 = 서울 용산구가 4·15 총선에서 수도권 주요 격전지로 떠오른 가운데 부동산 이슈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용산구는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 사업지'라고 불릴 정도로 한남뉴타운, 주한미군기지 활용 등 굵직한 부동산 이슈가 산재한 데다 최근 집값이 급상승해 규제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지역 내 단독주택의 절반 정도가 40년 이상 된 오래된 건물이고, 아파트 역시 43%가 지어진 지 20년이 넘은 상황이어서 재건축 역시 지역 주민의 숙원 사업 중 하나다.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이러한 용산 선거구를 맡을 후보로 각각 서울시 행정1부시장 출신 행정 전문가인 강태웅 후보와 3선 의원이자 주중 대사를 지냈던 권영세 후보를 나란히 전략공천하며 진검승부를 예고했다.

◇용산 미군기지 활용…'공원·문화시설' 이구동성

용산 지역 핵심 이슈를 거론할 때 '미군기지'를 빼놓을 수 없다. 용산 중심에 기지가 자리 잡고 있는 데다, 이를 중심으로 크게 한남·이촌·남산·용산 등 생활권역이 갈리기 때문이다.

뉴스1이 31일 두 후보 캠프를 통해 받아본 부동산 분야 공약에 따르면, 두 후보는 모두 미군기지의 활용에 대해서는 문화시설과 공원 등을 꼽았다.

일부에서 고층 아파트 건립 등 서울 한복판의 노른자 땅의 수익성을 최대한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지역 주민의 주거 환경 개선 니즈(필요)를 고려한 것으로 읽힌다.

강 후보는 "미 대사관 예정 부지 일부도 공원화해 남산에서 한강을 녹지로 연결하고, 공원 북측의 접근성을 제고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권 후보도 "미군기지를 공원화해 체육시설과 공연장 등 문화시설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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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 미군기지. (뉴스1 DB)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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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일대 재개발 이슈에 서로 "내가 적임자"

두 후보는 재개발 이슈가 용산지역 부동산 이슈의 최대 현안이라는 점에도 시선을 같이 했다. 다만 서로 자신이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강 후보는 "용산 개발은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함께 협력해야 하는 사업"이라며 "도시행정 전문가가 나서지 않으면 속도가 나기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용산역과 서울역 간 '통합개발계획'을 조기에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용산역에서 서울역 사이를 지하화해 국제적 수준의 환승 체계를 갖춘 통합역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지상에는 신(新) 국가중심공간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반면 권 후보는 3선 의원이자 주중 대사였던 자신의 이력을 강조했다. 용산 지역 재개발 등 이슈는 다선 의원이자 관록의 정치력을 보유한 자신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끌고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권 후보는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재추진을 기치에 내걸었다. 그는 "국제업무지구 개발 신속 추진을 위한 규제개혁을 국회에서 이끌고, 외교관 경험을 활용한 글로벌 인재·기업 유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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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 3구역 전경. /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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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촉진

두 후보 모두 낡고 오래된 기존 주거공간에 대해서는 주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방법론에서는 시각차를 보였다.

강 후보는 '민관협력조정기구' 조성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기구를 통해 재개발·재건축·도시재생사업 등 추진과정의 애로사항이나 분쟁을 해결해나가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서울시 부시장이었던 본인의 경력을 활용해 "중앙정부와 서울시, 용산구와 적극 소통을 통해 촉진자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특히 용적률과 높이에 대해서는 주민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권 후보는 "용산은 남산 최고고도지구 제한으로 재개발과 재건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행정의 시각이 아니라 주민이 원하는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울시장이 고도제한 키를 쥐고 있다는 점을 공세점으로 강 후보를 우회 공격하기도 했다. 강 후보가 서울시 부시장을 주요 경력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주민이 원하고 서울시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조차 막혀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두 후보는 이 외에도 '신분당선 보광역·신안산선 만리재역 신설'(강태웅) '대사관과 이태원을 활용한 글로벌교육 허브 육성(권영세)' 등 지역 맞춤형 공약도 내놓았다.

한편 서울 용산 선거구는 17대 당시 한나라당 소속 진영 의원이 당선된 이후 19대까지 내리 3선을 지내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지난 2010년 이후 민주당 소속 성장현 구청장이 꾸준히 구청장에 뽑히고, 20대 총선에서는 당적을 민주당으로 옮긴 진영 의원이 4선 고지를 밟으면서 '스윙스테이트'(부동층 지역)로 불리기도 한다.
maver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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