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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성폭행 주범은 여행 가고, 제 딸은 전학 갔다" 엄마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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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학교 남학생 두 명에게 성폭행 당해"

청원 이틀만에 20만명 넘어

"변호사, 부모 주도로 범죄 은폐했다" 주장

‘중학생 딸이 같은 학년 남학생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발한 청와대 국민청원에 31일 오전 20만명이 넘게 참여했다. 청원 동의자가 20만명을 넘으면 청와대 관계자가 직접 답변할 수 있다. 텔레그램에서 성(性) 착취물을 공유한 ‘n번방’ 사건 피해자 중 미성년자도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소년 성범죄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선일보

29일 '중학생 딸이 같은 학년 남학생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올라온 청와대 국민청원이 청원 이틀만인 31일 동의자 20만명을 넘어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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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자신을 인천에 사는 두 아이의 엄마라고 소개한 A씨는 ‘딸을 합동 강간한 미성년자들을 고발한다’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A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학교 2학년이었던 딸 B양은 같은 학년 남학생 두 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A씨는 “새벽 1시에 가해 남학생 2명이 제 딸과 친한 남자 후배에게 딸을 불러내라고 강요했다”면서 “딸은 자신이 나가지 않으면 그 후배가 형들한테 맞는다고 생각해 친구에게 전화로 ‘무슨 일이 생기면 112에 신고해달라’고 한 뒤 나갔다”고 했다. 이어 “(딸을 만난) 가해자들은 아파트에서 ‘오늘 너 킬(kill) 한다’며 제 딸에게 술을 먹였고, 기절한 딸을 땅바닥에서 질질 끌고 방범카메라(CCTV)가 없는 28층 아파트 맨 꼭대기 계단으로 갔다”며 “그 과정에서 딸의 얼굴을 때리고 침까지 뱉었고,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해 강간했다”고 했다. 이 사건으로 B양은 정형외과 전치 3주, 산부인과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사건 이후에도 가해자들이 주변에 소문을 내는 등 2차 가해가 이어졌지만, (가해자가) 어리다는 이유로 소년 보호처분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우리 가족은 이사를 갔고 제 딸은 전학을 갔다. 그러나 주범인 가해자 한명의 부모는 변호사를 고용하고, 가족 여행도 다녀왔다”며 “변호사와 부모의 주도로 범죄를 은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당 청원은 올라온 지 이틀 만인 31일 오전 9시 현재 20만명이 넘게 동의했다. 소셜미디어에도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며 청원 동참을 요청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가해 학생 두 명은 사건 이후 인천의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간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가해자들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구본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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