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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증권사 '수수료 장사'…올 실적 '발목'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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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올해는 증권업계 '사상 최고치' 실적 랠리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영업활동이 위축된 가운데 그동안 알짜로 벌어온 수수료 수익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 실적추정치가 있는 증권사 6곳의 올해 예상 순이익은 전년보다 11.2% 줄어들 것으로 집계됐다.

1분기 순이익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4곳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85.6%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4개 증권사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6.8%로 지난해보다 무려 4.4%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동안 비용 대비 수익이 좋았던 알짜 수수료 수익에서 실적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우선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대형증권사의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규모가 줄어 들고 있다. 또 TRS 관련 업무를 맡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영업부서를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동안 TRS는 증권사의 쏠쏠한 수익원이었다. 증권사가 증거금을 담보로 자산운용사 대신 자산을 매입하면 투자 자산의 손실과 무관하게 1~2% 수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대상 대출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라임자산운용과 알펜루트자산운용에 환매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TRS 자금 회수에도 문제가 생겼다. 또 자금 회수 시 투자자보다 증권사 TRS가 선순위에 있다는 점이 도덕적으로 비난을 받게 됐다.

이에 따라 TRS 영업을 하고 있는 증권사들은 수수료 수익 감소에도 불구, TRS 규모를 축소하고 자산 평가 기준을 높이며 리스크 관리에 나선 상황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TRS를 통해 수 백 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챙긴 증권사도 있었지만 올해 관련 수익은 반의 반토막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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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평균 연 7% 수준의 고금리 대출로 통하는 '신용융자' 관련 수익도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한때 11조원을 넘어섰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4년만에 최저 수준인 6조원 대로 내려앉았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을 살 목적으로 증권사에 신용 대출을 받아간 자금이다. 규모가 축소됐다는 것은 개인이 직접 갚은 것일 수 있고, 증권사가 담보주식을 팔아 치우는 반대매매로 인한 것일 수도 있다.

다만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에 '빚을 내서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의 대출 수요가 전년처럼 활성화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증시가 박스권을 맴돌던 2014~2016년 연간 평균인 5조~6조원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울러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의 조기상환이 줄어들면서 관련 발행수수료도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증시 급락, 유가 하락에 따라 일부 상품이 원금손실구간(녹인·Knock-in)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 심리도 악화된 영향이다.

통상 ELS는 조기 상환이 많을수록 고객의 재투자에 따른 발생이 증가하면서 판매수수료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조기상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판매수수료는 줄어든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증권업계는 투자은행(IB) 수수료, 이자수익, ELS·DLS 관련 트레이딩 부문에서 실적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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