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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美 의료진, 소속 병원 물자·시설 부족 외부에 알렸다고 해고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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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제치고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최대국으로 부상한 미국에서 열악한 병원 시설에 대해 알린 의료진이 해고되는 일이 벌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31일(현지 시각) 낙후된 시설과 의료 물자 부족에 대해 외부에 알리면 해고하겠다고 의료진을 협박한 미국 병원들의 행태를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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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코로나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미국 뉴욕시 명소 센트럴파크에 설치된 야전병원에서 31일(현지 시각) 의료진들이 진료를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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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에 따르면 워싱턴주(州)의 한 응급실에서 일하는 의사 밍린은 "병원에서 해고됐다"며 "적절하지 않아 보이는 보호 장비와 테스트에 대한 페이스북 게시물과 관련해 신문 인터뷰를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시카고주에서 일하는 한 간호사는 동료에게 근무 중에 더 많은 보호 마스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후 해고당했다.

워싱턴주 간호사협회의 루스 슈베르트 대변인은 "병원은 자신들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간호사나 다른 의료진들의 입을 막고 있다"며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병원은 환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엄격한 미디어 지침을 세우고 홍보팀을 통해서만 언론과 접촉하게 했다"며 "그러나 우한 코로나 확산으로 새로운 방법이 논의되어야 한다"고 했다.

뉴욕대(NYU) 랑곤 의료센터의 경우 직원들이 허가 없이 언론과 접촉할 경우 해고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한 직원이 지난 금요일 캐시 루이스 홍보팀 부사장으로부터 "허가 없이 언론과 접촉한 직원은 해고를 포함한 징계조치를 받을 것"이라는 공지를 받았다고 했다.

병원측은 환자와 직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뉴욕대학교 랑곤 의료센터의 짐 맨들러 대변인은 "무분별한 정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가장 최신의 정보를 가지고 있는 직원들만이 언론에 대응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진들은 "우한 코로나 환자를 돌보는 시설 내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국민들에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다른 의료진들이 우한 코로나 감염을 대비하고 다른 환자나 가족에게 전염을 막는 필수 보호 장비들을 기부하도록 장려하기 위함이다.

하버드 로스쿨의 글렌 코헨 생명윤리센터장은 "의료진들이 전염병에 대한 공포와 걱정을 표현할 수 있게 하는게 좋고 적절하다"며 "병원측은 의료진이 부족한 시설을 지적하면 국민들이 병원에 항의할 것이기 때문에 평판 손상을 제한하려 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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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0일(현지 시각)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우한 코로나 대응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미국 제약회사 '애벗 래버러토리스'의 코로나19 5분 진단키트를 상자에서 꺼내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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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뉴욕주의 뉴욕이나 워싱턴주의 시애틀 등 우한 코로나 확산의 중심에 있는 병원들은 시설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이곳 병원에서는 일부 환자들을 외부 시설로 옮기고, 구급차를 우회시키며, 시신들을 냉장 트럭에 싣고 있는 상태다. 미국 국무부는 외국으로 우한 코로나 대응 물자를 보내면서 마스크나 필수 장비들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에 대해 "마스크 등 필수 장비들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하기도 했다.

미국의 우한 코로나 확진자는 18만명을 넘어섰다. CNN에 따르면 이날 오후 사망자는 3662명으로 환자 수에 이어 사망자 수에서도 중국(3309명)을 앞질렀다. 미국 내 우한 코로나 최대 확산지인 뉴욕주에서는 환자가 7만6795명으로 증가했다고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밝혔다.

정민하 기자(m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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