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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주력산업 20개 중 11개 수출 마이너스… "코로나 충격 예상보다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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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수출품 반도체, 단가 올랐지만 수출액 감소
對 미·EU 수출 늘었지만 中 수출 부진 만회 못해
산업부 "코로나 수출 충격, 4월부터 본격화될 것"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높아지면서 반도체, 석유화학, 선박, 디스플레이 등 11개 주력 사업 수출이 마이너스(-)를 나타났다. 20대 주력 업종 중 절반 이상이 수출 감소를 나타낸 것이다. 수출이 한 달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은 주력 산업 수출 부진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지역별로는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대(對) 미국, EU 수출이 플러스를 유지했으나 중국 수출 감소를 만회하기는 어려웠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요 부진, 유가하락에서 비롯된 수출 단가 하락(-11.3%)이 결정타였다.

정부는 4월 이후 수출 전망에 대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가 중국 등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EU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수출에 더욱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각국의 이동제한령 등 ‘셧다운’으로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마비되고 있다는 점도 수출 부진을 장기화시킬 요인으로 지목된다.

조선비즈

부산의 수출신항.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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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등 11개 주력산업·對 중국·아세안 수출 마이너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0년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작년 3월과 비교해 0.2% 감소한 469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입은 전년대비 0.3% 감소한 418억7000만달러로,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는 50억4000만달러 흑자였다. 무역수지는 98개월 연속 흑자다. 조업일수 등을 반영한 일(日) 평균 수출은 전년대비 6.4% 감소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3월 수출이 ‘플러스’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코로나 확산에도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고, 2월에 중단됐던 중국 기업들의 공장 가동이 3월에는 재개된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한 주력 산업의 수출 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가 집중 관리하는 20대 주력 산업 중 11개 산업 수출이 감소했다. 수출 비중이 가장 큰 반도체는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에도 수출이 2.7% 줄었다. 코로나 확산으로 스마트폰 등의 1분기 출하량이 급감한 것이 반도체 업황 개선 효과를 반감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석유화학, 석유제품 등도 국제유가가 배럴 당 20달러 수준으로 하락한 영향으로 각각 9.0%, 5.9%씩 수출이 감소했다.

이 밖에 일반기계(-3.8%), 철강(-6.5%), 선박(-31.4%), 디스플레이(-12.8%), 섬유(-8.8%), 2차전지(-2.3%), 가전(-0.3%), 로봇(-17.1%) 등도 수출이 줄었다. 수출이 증가한 산업은 자동차(3.0%), 자동차부품(0.6%), 무선통신기기(13.3%), 컴퓨터(82.3%), 바이오헬스(23.7%) 등이었다.

지역별로는 미국(17.3%), EU(10.0%), 중동(7.9%), 일본(13.9%) 등에 대한 수출은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중국(-5.8%), 아세안(-1.9%), 인도(-9.4%), CIS(-5.9%), 중남미(-25.8%)에서의 수출이 감소했다.

한 경제연구원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이 3월 10일 이후 이뤄졌기 때문에 3월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증가율이 마이너스인 것은 예상보다 충격이 더 심각한 것 같다"면서 "가격 단가가 회복기인 반도체 수출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글로벌 수요 위축이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수출증가율 추이(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단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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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EU 플러스 유지될까"…4월 이후가 더 걱정

산업통상자원부도 "3월 수출은 코로나 여파가 제한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여파는 4월 이후 수출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11일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코로나19가 아시아 지역을 넘어 미국과 EU로 확산되면서 중국뿐 아니라 이들 지역으로의 수출도 4월부터는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코로나 사태가 우리 주력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지난달까지는 제한적이었다는 게 산업부의 분석이다. 특히 대(對) 미국, 대 EU수출은 플러스(+)를 유지했다. 대 EU 수출은 유럽내 이동제한과 공장 가동중단에도 불구하고 1~2월 수출액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미국도 일평균 수출액이 지난달보다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산업부는 미국, EU로의 수출이 현재의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을 지 불투명하게 보고 있다. 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유행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가 우려되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이동제한령 등으로 생산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에서의 코로나 확진자 폭증이 3월 중순 이후인 점을 감안하면 4월 이후 상황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오히려 코로나가 최초로 발생한 중국으로의 수출은 최악의 고비는 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수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감소했지만 중국 31개 성·시 공장이 조업을 재개하면서 지난 2월에 비해서는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산업부 관계자는 "당초 중국의 생산위축으로 글로벌가치사슬망 훼손이 우려됐으나 중국 내 생산공장 가동이 정상화되면서 부품 수급 애로 문제가 해결됐다"고 말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향후 우리 수출은 코로나19의 본격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바, 우리 수출기업이 당면한 유동성 부족과 마케팅·물류·입국제한 등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 우리 수출 기반이 훼손되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정원석 기자(lllp@chosunbiz.com);세종=최효정 기자(saudad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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