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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구름빵’ 백희나, 아동문학계 노벨상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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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작가로는 첫 수상…상금 한화 약 6억원

‘내 이름은 삐삐 롱 스타킹’ 린드그렌 기려 제정

“재료·표정·자세 정교…경이의 세계 보여줘”


한겨레

<구름빵>의 백희나 작가가 한국 작가로는 최초로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했다.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의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1907~2002)을 기려 제정한 이 상의 심사위원회는 31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의 린드그렌 생가에서 심사 결과를 발표하며 “재료와 표정, 자세에서 정교한 느낌을 담은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은 고독과 연대에 관한 이야기들을 무대에 올려 보여준다. 백희나의 미니어처 세계에서는 구름빵과 셔벗 달, 동물, 요정, 사람들이 뒤섞인다. 그의 작품은 감각적이며 현란하고 날카로운 경이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와도 같다”고 수상 사유를 밝혔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은 해마다 이탈리아 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 인터넷 생중계로 발표되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도서전이 취소되면서 웹캐스트 중계로 대체되었다.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이 상의 상금은 500만 크로나(한화 약 6억여원)다. 한국 작가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희나 작가는 1971년에 태어나 이화여대를 거쳐 미국 캘리포니아예술학교를 졸업했다. 대표작 <구름빵>을 비롯해 13권의 그림책을 내놓았다. 2005년작인 <구름빵>은 고양이 남매가 하늘로 떠올라 아침을 거른 채 출근한 아빠에게 구름빵을 갖다 주는 내용이다. 특히 인형과 소품을 직접 만들어 무대를 설치한 다음 사진을 찍어 표현한 작업 방식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05년 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상을 받았으며 영어판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일본, 노르웨이, 대만 등에 수출됐고 텔레비전 시리즈와 뮤지컬 및 캐릭터 상품으로도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작가는 출판사와 저작권을 일괄 양도하는 ‘매절’ 계약을 맺어 저작권료와 인센티브 등을 합쳐 2천만원이 채 안 되는 금액을 받는 데 그쳤다. 이에 출판사 등을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냈으나 1·2심 모두 패소해 출판계 불공정 계약 관행의 대표적 사례로 지목되어 왔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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