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조원 이상 투자자 손실을 낸 라임자산운용에서 수백억 원을 투자받은 코스닥 상장사 스타모빌리티(옛 인터불스)를 압수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는 라임 사태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6·수배 중)이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김 전 회장이 이용한 골프장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김 모 라임자산운용 대체투자운용본부장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체포하며 라임 사태와 관련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일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이날 경기도 안산 소재 스타모빌리티 본사 사무실과 경기도 용인 소재 골프장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전 회장과 함께 골프를 친 인사들의 명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은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한 뒤인 지난 1월 스타모빌리티에서 전환사채(CB) 195억원어치를 인수해 논란이 일었다. 이날 오전 자본시장법 위반과 배임, 수재 등 혐의로 검찰에 체포된 김 본부장이 CB 거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의 전주' '라임을 살릴 회장님' 등으로 알려진 김 전 회장은 라임 펀드를 집중 판매한 장 모 전 대신증권 센터장이 투자자와 나눈 대화 녹취록에 나온 인물이다. 녹취록에서 김 전 회장은 엄청난 로비를 바탕으로 재향군인회 상조회를 인수한 뒤 상조회 자금으로 라임 펀드를 매입할 인물로 묘사됐다. 이 녹취록에서 김 전 회장은 금융감독원 출신인 김 모 전 청와대 행정관을 '키맨(Key Man)'으로 지목했는데, 김 전 행정관의 동생이 스타모빌리티 사외이사로 재직하고 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김 전 회장은 스타모빌리티에서 회삿돈 517억원을 빼돌린 혐의(횡령)로 최근 회사 측에서 고소를 당했다. 경기도 버스 운송 업체인 수원여객 횡령 사건의 핵심 피의자이기도 한 김 전 회장은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의 수사망에 오른 뒤 지난 1월 잠적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김 전 회장의 '오른팔'로 알려진 김 모 전 스타모빌리티 사내이사(58)를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다.

이날 서울남부지법에서는 라임이 투자한 코스닥 상장사의 주가를 조작해 부당이익 수십억 원을 챙긴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 일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도 열렸다. 검찰은 이 모씨 등 4명이 자동차 부품 업체 A사의 주가를 시세 조종 방식으로 부양한 뒤 고가로 매도해 부당이익 수십억 원을 취한 것으로 보고 지난달 30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사에는 라임 펀드 자금이 투자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라임은 2018년 10월~2019년 4월 260억원을 A사에 투자했다. 검찰은 A사 돈이 관계사로 흘러 들어간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하고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유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