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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설마 우리집 고양이가 코로나 감염원? "아직까진 근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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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수의사가 고양이를 진료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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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키우던 고양이가 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소식이 1일 현지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앞서 홍콩에서는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됐다 퇴원한 포메라니안종 강아지가 사망한 일도 있었다. 이 외에도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키우던 반려 동물이 감염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사람·동물간 바이러스 전파가 되는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반려동물용 코로나19 검사까지 등장했다.

미국 워싱턴주립대에 있는 워싱턴 동물질병진단연구소(WADDL)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개나 고양이와 같은 반려동물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법을 보고서를 통해 공개했다. 검사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실시간 분자진단검사법(RT-PCR) 방식으로 이뤄진다. 동물을 잘 다룰 수 있도록 훈련받은 수의사가 입 뒤쪽 목 근처에서 검체를 채취한 후 밀봉해 연구소에 보내면, 연구소에서 RNA를 증폭시키는 방식으로 바이러스 유무를 확인한다.

검사 방식 자체는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정확한 결과를 위해 각 동물에 대한 '종 특이성 검사'(species-specific test)가 필요하다. 개나 고양이와 같은 특정한 종에 따라 감염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WADDL의 검사 모델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승인을 받았고, 필요하다면 하루에 100마리씩 검사할 수 있다고 지난달 31일 전했다.

글로벌 동물진단기업 아이덱스(IDEXX)도 최근 동물용 코로나19 검사를 수행했다고 발표했다. 아이덱스는 한 달 동안 미국과 한국에서 4000건 이상의 검체를 수집해 실험한 결과 모두 음성이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현재까지 코로나19가 주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전파되며 반려동물에 코로나19 검사는 권고하지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의견과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반려 동물이 바이러스 감염원 된다는 증거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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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착용한 강아지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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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동물용 진단법이 나왔다고 해서 당장 상용화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미국 농무부(USDA)는 반려동물의 바이러스 상시 검사를 반대하고 있다. 반려동물이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기지 않는다는 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공식 입장인데다가, 근거 없는 공포감이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서다.

미 언론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부 주인들이 자신의 반려동물을 버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티모시 베이즐러 WADDL 소장은 “반려동물이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신규 감염병을 추적하는 비영리 단체인 에코헬스 얼라이언스의 조나단 앱스타인 부회장도 사이언스에 “반려동물 검사에서 ‘바이러스 RNA가 관찰된다’는 것과 ‘감염성 바이러스를 방출한다’는 것은 다른 얘기”라며 “방역 대책은 사람 간 감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반려동물 코로나19 검사는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가능하다. USDA는 “현 시점에서 반려동물 검사는 확진자인 사람과 관련이 있는 경우에만 시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WADDL과 아이덱스도 “아무 반려동물에게나 검사를 시행하지 않는다”며 USDA와 협의하에 검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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