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9 (금)

한미 방위비협정 '막판 줄다리기'…'트럼프 변수' 가능성(종합2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조원대' 합의 가능성…세부 액수 놓고 막판 줄다리기

1년 아닌 5년으로 합의한듯…코로나 협력이 긍정영향

연합뉴스

한·미, 워싱턴DC서 SMA 6차 회의 진행
(서울=연합뉴스)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가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제11차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6차 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0.1.15 [외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정(SMA)이 실무급 선에서 의견 접근을 이룬 가운데 양측이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일 기자들과 만나 "방위비분담금협정 협상에 진전이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면서도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협상이 잠정 타결 수순으로 접어들었으나 최종 합의에 이르기까지 세부적인 추가 조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협상이 타결되려면 한미 양국의 입장이 100% 맞아야 하는 것"이라며 "아직 완전한 100%에 이르지는 않은 상황으로 막판 줄다리기 중"이라고 밝혔다.

다른 정부 관계자도 "양측의 입장이 매우 근접한 상태에서 마지막 단계 조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이 추가 조율 중인 쟁점은 올해 한국이 부담할 주한미군 분담금의 세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날 오전 실무급 선에서 잠정 타결돼 합의 발표가 임박한 상황으로 알려졌으나 예상보다는 최종 조율에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협상 상황에 정통한 정부 관계자는 "아직 변수들은 남아 있지만, 타결을 오늘 발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 방위비 협상에서도 양측이 큰 틀의 합의를 이루고도 세부 요소를 조정하는데 상당 시일이 걸린 바 있다.

이와 관련, 한국 측 분담금의 대폭 증액을 강경하게 요구해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성향을 고려했을 때 정상의 최종 승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무진이 합의한 안에 대해 최종 단계에서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로서 일단 양국은 한시적으로 1년간 적용됐던 SMA의 적용 기간을 '다년간 적용'으로 하는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유효기간 5년 합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미 SMA의 유효기간은 지난 1991년 1차 협정 이래로 초기 2∼3년에서 최근 8∼9차 협정은 5년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직전의 10차 협정은 미국 측의 제안에 따라 적용기간이 1년으로 결정됐었다.

또 방위비 규모는 '1조원대' 액수로 실무진 사이에서는 큰 틀의 합의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지난해 9월 시작된 SMA 협상에서 올해 한국이 부담할 주한미군 분담금으로 작년(1조389억원)의 5배가 넘는 50억 달러에 육박하는 금액을 먼저 제시했다가 40억 달러 안팎으로 낮췄다.

한국은 10% 안팎의 상승률을 염두에 두면서 양측 간 입장은 평행선을 그려왔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 밤 통화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협력하기로 한 것을 계기로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미국 측이 지난주에 큰 폭으로 제시액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의료장비 지원을 문 대통령에게 요청했고, 현재 한국 업체가 생산한 진단키트가 수출을 앞두고 있다.

한미가 코로나19 협력을 통해 동맹관계를 재확인하면서 방위비분담금 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최대한 신속히 협상을 마감해 5월 29일까지인 20대 국회 임기 내에 비준을 받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타결이 이뤄지면 이날 시행된 일부 주한미군 한국 근로자에 대한 무급휴직도 조만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주한미군은 전체 한국인 근로자 8천600여명의 절반가량인 4천여명에 대해 이날부터 무급휴직 시행을 통보했다.

하지만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의 중요성과 복잡성을 고려하면 최종 조율까지는 예상보다 더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전날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는 영상메시지에서 "현재 한미 양국은 마지막 단계에 와 있는 방위비분담협상이 상호 호혜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조만간 최종 타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연합뉴스

주한미군 한국인 무급휴직 현실로
(서울=연합뉴스) 협상 차 미국을 다녀와 자가격리 중인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 대사가 31일 정부 e-브리핑 영상 메시지를 통해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정 대사는 이날 올린 영상에서 "오늘 주한미군사령부는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일부에 대해서 무급휴직을 예정대로 내일 4월 1일부터 시행할 것임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2020.3.31 [정부 e-브리핑 캡처] photo@yna.co.kr



hapyr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