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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5 (토)

미국 이번엔 '월세 대란'…40%가 못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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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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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거리 모습. 미국 코로나19 확진자가 19만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뉴욕시에서만 4만 4만3000명 이상이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로이터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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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월세 대란’이 일어날 조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대규모 실직 사태가 일어나면서 이달 월세의 상당수가 연체될 것으로 보인다. 임차인이 월세를 내지 못하면 임대인도 자금 경색을 겪게돼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4월1일 지급해야 하는 미 전역 주택 및 상업시설 임대료는 총 810억달러(약 99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중 뉴욕시에선 540만명의 세입자 중 40%가 월세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보인다.

뉴욕시는 전체 인구의 3분의 2인가 세입자일 정도로 월세 의존도가 높은 지역인 데다가,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지역이라 부동산 시장 붕괴가 가장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기준 미국 확진자가 19만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뉴욕주는 7만5000명을 넘으며 미국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중 뉴욕시는 4만3000명 이상이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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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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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NYT는 뉴욕시가 받는 코로나19발 경제적 타격이 1일 월세 납부 기한을 기점으로 명백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뉴욕시 대도시주택협의회의 설문조사 결과 세입자의 77%가 4월 임차료를 내기 어렵다고 밝혔고, 50%는 전혀 낼 수 없다고 했다. 프로퍼티 네스트가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약 39%가 코로나19로 실직할 경우 집세를 낼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뉴욕 임대안정화협회의 조셉 스트라스버그 회장은 “현재 경제 위기는 뉴욕 부동산 시장을 무너뜨릴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면서 “4월 임대료 수입이 급감하면 수많은 임대인들이 5월달에는 수도세마저 연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의 브루클린 지역에서만 9개의 아파트에 150명의 세입자를 두 고 있는 집주인 크리스토퍼 애시니오스는 “당장은 패닉에 빠지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우리 부모나 조부모 때도 이러한 상황은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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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텅 빈 미 일리노이주의 한 쇼핑몰.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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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시를 비롯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러스(LA), 워싱턴주 시애틀 등 전국의 세입자들은 ‘월세 파업’까지 예고하며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뉴욕주는 90일간, 캘리포니아주는 60일간 세입자들의 월세 미납으로 인한 강제 퇴거 유예 명령을 내렸는데, 근본적으로 월세를 면제해주는 게 아니라 이 기간동안 유예하는 것이라 부담은 계속 늘어나기 때문이다.

LA에 거주하는 세입자이자 시위에 참가할 예정인 멜리사 레예스는 가디언지에 “이것은 생존의 문제”라면서 “월세 유예를 위해선 코로나19로 낼 수 없게됐다는 확인서를 내야 하는데 수많은 노동자들이 이러한 서류마저 발급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입자 모임 단체의 루페 아레올라는 “샌프란시스코에선 방 한개짜리 집 월세가 3479달러인데, 코로나19로 대부분이 이를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만약 이 상태로 6개월이 지나면 세입자는 2만달러의 빚을 지고 이를 즉시 납부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처한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지는 퇴거 유예 기간이 끝나거나 코로나19 위기가 끝나면 집주인들의 강제 퇴거 줄소송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2조2000억달러(약 2700조원) 규모의 슈퍼 경기 부양책은 프레디맥 등 국영 부동산금융업체의 지원을 받는 주택 임대인과 임차인에만 지원이 집중돼 있어 대부분의 세입자들을 지켜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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