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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수출한국' 3월은 버텼다…4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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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민동훈 기자, 권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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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인천신항 컨테이너 부두에서 화물선에 선적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 사진=인천=임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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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in Korea'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쓰나미를 일단 버텨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 코로나19가 뒤늦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이달 이후에도 한국 수출이 계속 선전할지는 장담이 어렵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액이 469억1000만달러로 1년 전에 비해 0.2% 감소했다고 1일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적 유행) 여파로 급격하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됐지만 결과는 '선방'이었다.

일평균 수출액은 19억5400만달러로 6.4% 감소했다. 두자릿수(11.9%) 감소했던 2월보다 나아졌다. 수입은 0.3% 감소한 418억7000만달러로, 무역수지는 50억4000만달러 흑자를 보였다. 월별 무역수지 흑자는 98개월째 이어졌다.


뜻밖에 선방…'방콕' 덕에 IT는 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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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별로 보면 △컴퓨터 82.3% △무선통신 13.3% △자동차 3.0% △차부품 0.6% 등이 늘었다. 컴퓨터와 무선통신 기기는 코로나 19에 따른 재택근무 활성화, 글로벌 데이터 센터·서버수요 증가, 중국 ODM(제조업자개발생산) 업체 정상화, 휴대폰 신제품 출시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반도체의 경우는 2.7% 감소했다. 수출물량이 27.0% 증가했지만 서버용 D램 가격이 여전히 1년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 머문 탓이다.

수출 물량 기준으로 보면 증가세가 꾸준하다. 지난달 13.1% 증가했는데 2018년 11월 이후 17개월 만에 최대폭이다. 주력 20개 품목 중 14개 품목의 수출물량이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는 27.0% 증가했다. 9개월 연속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기술적으로 보면 전체 수출단가가 11.7% 하락한 것이 수출물량 증가에도 수출액이 줄어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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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노트북 Pen S / 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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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민관'이 '원팀(One Team)'을 이뤄 적극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자동차·일반기계 업종은 2월 중 중국산 부품 수급 곤란으로 생산 차질을 빚었는데, 예상보다 빠르게 생산과 수출을 정상화할 수 있었다. 당시 정부와 산업계는 협력채널을 총동원해 중국 현지 부품공장을 재가동시켰고 노사 합의를 거쳐 특근도 이뤄졌다. 2월 중순 50%까지 떨어졌던 국내 완성차 공장 가동률은 지난달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다.

중국을 대체할 수출선도 빠르게 찾아냈다. 자동차부품·석유제품·석유화학·섬유·철강 등이 중국 대신 미국, 유럽연합(EU),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수출을 늘렸다. 이들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이 중국, 한국에 비해 비교적 뒤늦게 시작됐기에 가능했다.


위기극복 DNA…진단키트 등 코로나 특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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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우리 중소·중견 수출기업을 위해 지난달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동안 ‘코로나19 극복 서남아 소비재 화상상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상담회는 현지 바이어, 국내기업, 통역, 국내 수출전문위원, 해외무역관 직원 등 최대 5명이 국내외에서 각자 온라인에 접속해 상담을 진행했다./사진제공=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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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무역금융, 수출마케팅 지원을 통해 기업들의 수출 확대 노력을 뒷받침했다. 2월 '코로나19 수출지원대책'을 발표하고 역대 최대인 260조3000억원 규모 무역금융 공급을 결정했다.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통해 5000억원 규모 수출채권조기현금화 보증사업도 시행에 들어갔다. 온라인 화상 상담회 등을 통해 수출 기회도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

한국형 코로나19 방역모델이 전 세계적 주목을 받으면서 방역품목 수출도 늘었다. 지난달 진단키트 수출액은 4865만1000달러로 1년새 117.1% 늘었고 손세정제(81.4%), 세안용품(68.9%), 가공식품(54.1%)도 증가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코로나19 확산에 국내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뒷걸음질친 상황에서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마저 무너질 경우 그 충격은 감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문제 될 수 있는 실적은 아직은 반영이 안됐고, 더 심각한 국면이 있을 수 있기에 그 부분에 주의가 필요할 것 같다"면서 "4월보다 5, 6월이 더 힘들텐데, 그런부분까지 고민해서 대책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6개월간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 5개국의 수출보험 수입자 한도를 10% 일괄 증액하고, 차부품과 조선기자재 업체의 수출채권조기현금화 한도를 최대 2배 우대하기로 했다.

나승식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코로나19 영향이 지난달 수출에는 제한적이었지만 향후 우리 수출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모멘텀이 유지될 수 있도록 그에 맞는 대책을 충실히 수립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권혜민 기자 aevin5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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