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에 죄 짓는 범죄자 비판…정치인 겨냥 아냐”
서지현 검사. 연합뉴스 |
검찰 내 성추행 폭로로 국내 ‘미투(Metoo·나도당했다)’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검사가 ‘n번방’ 사건 관련해 “호기심에 n번방에 들어온 사람에 대해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발언을 비판했다.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인 서 검사는 2일 페이스북에 황 대표의 해당 발언에 대해 “사람을 강간하거나 성착취 해놓고 ‘호기심에 그랬다’라고 한다면 당연히 ‘판단을 달리’ 해야한다. 그럴 땐 ‘사이코패스’로 판단한다”고 글을 남겼다.
서 검사는 “그러면 어떻게 하느냐? 영원한 사회적 격리가 필요하다 판단할 수밖에. 호기심은 이렇게 위험하다”라며 ‘호기심으로 감옥가자’, ‘디지털 연쇄살인마들’ 등의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앞서 전날(1일) 황 대표는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n번방 가입자 신상 공개와 관련해 “호기심 등에 의해 방에 들어왔는데 막상 적절하지 않다 싶어 활동을 그만둔 사람들에 대해선 판단이 다를 수 있다”며 “처벌 자체는 대표를 처벌하고 구속했지만, 관련된 사람들에 대해선 개별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서지현 검사 페이스북 캡처 |
서 검사가 남긴 SNS 글은 황 대표의 해당 발언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서 검사의 SNS 글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황 대표를 비판한 글로 4·15총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 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서 검사는 서 검사는 해당 게시물이 호기심에 범죄를 저지른 이를 향한 것이지, 특정 정치인을 겨냥한 것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서 검사는 당초 공유했던 황 대표 발언이 담긴 기사 링크를 삭제하며 “이 글이 선거운동이라는 분이 계신다”며 “사이코패스는 호기심에 죄를 짓는 ‘범죄자’에 대한 것이지 정치인에 대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호기심에 그랬다면 판단을 달리해야 한다’는 말에 긍정해서 선거운동 해드렸다고 오해할 여지가 있는 것 같다”며 “‘호기심’ 이야기하시는 분이 많길래 알려드린 것인데, 공무원으로서 어떤 정치인도 지지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 검사는 n번방 사건 자체 대응을 위해 꾸려진 법무부의 태스크포스(TF)에서 대외협력팀장 직책을 맡고 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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