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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국립국어원 “남편 동생, ‘서방님’ 대신 ‘이름’ 불러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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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국립국어원은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남편의 남동생을 호칭할 때 ‘서방님’ 혹은 ‘도련님’ 대신 이름을 불러보자고 제안했다.

국립국어원은 2일 “새로운 언어 예절 안내서인 ‘우리, 뭐라고 부를까요?’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안내서에는 호칭·지칭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가족 형태의 변화’, ‘수평적 인간관계 추구’ 등 다변화된 사회 환경이 도래하면서 언어 예절의 유연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립국어원은 이 같은 의견을 검토해 ‘우리, 뭐라고 부를까요?’를 발간했다. 책에서 국립국어원은 규범적인 틀에서 벗어나 서로 배려하고 자유롭게 소통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2011년 발간한 ‘표준 언어 예절’에는 전통적인 가족 관계를 중심으로 형성된 호칭·지칭어를 대체로 유지하고 있어 남성 중심적인 비대칭적인 표현이 많았다”며 “그러다 보니 점차 전통적인 언어 예절을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마다 처한 환경과 생각이 다름에도 획일적으로 호칭·지칭어를 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리 언어생활을 편하게 하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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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뭐라고 부를까요?’는 기존의 호칭·지칭어를 포용하면서도, 그동안 ‘표준 언어 예절’에 불편함을 느꼈던 사람들도 편하게 쓸 수 있는 여러 대안을 제시했다.

이를테면 국립국어원은 ‘도련님’, ‘서방님’, ‘아가씨’를 각자의 판단에 따라 이름 등으로 다양하게 부를 수 있다고 ‘우리, 뭐라고 부를까요?’에 명시했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도련님’, ‘서방님’, ‘아가씨’를 자녀와의 관계에 기대어 ‘ㅇㅇ(자녀 이름) 삼촌·고모’ 등으로 불러도 되고, 관계가 친밀하다면 ‘ㅇㅇ 씨’라고 부르거나 이름을 직접 부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친할머니’, ‘외할아버지’ 대신 ‘효자동 할머니’, ‘광주 할아버지’라고 해도 되고, 본인보다 서열은 낮지만 나이가 많은 사람에겐 ‘-님’을 붙여도 된다고 했다.

소강춘 국립국어원장은 “‘우리, 뭐라고 부를까요?’는 정답이나 규범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전통적인 호칭·지칭어에 얽매어 우리 사회가 굳이 치르지 않아도 될 갈등과 혼란을 줄이는 데에 이 책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우리, 뭐라고 부를까요?’의 자세한 내용은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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