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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치닫는 유가전쟁에…트럼프 `美셰일업체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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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추락하는 유가에 미국 셰일업계가 위기에 빠지면서 경영진 퇴임, 파산보호 신청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전반적인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유가전쟁'에 나서자 셰일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셰일업체 옥시덴탈의 핵심 경영진 오스카 브라운 수석부사장이 물러났다고 1일 보도했다. 옥시덴탈 경영진은 지난해 셰일업체 아나다코를 거액에 인수한 탓에 외부 충격에 취약한 재무구조를 만들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었다.

또 CNBC 보도에 따르면 셰일업체 화이팅은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수평 시추와 수압 파쇄 등 혁신적인 기술을 사용하는 셰일 업계는 채굴 원가가 높다. 셰일 업계는 배럴당 40∼50달러에 채산성을 가질 수 있는데, 유가가 급락하면서 '배럴당 10달러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대비 배럴당 0.8%(0.17달러) 내린 20.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상황이 다급해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 엑손모빌, 셰브론, 옥시덴탈 등 미 석유업체 대표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하는 등 업계 구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와 러시아 정상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면서 유가전쟁에 직접 개입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러시아·사우디 지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두 나라가 '수일 안에' 유가전쟁을 끝내는 데 합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적으로 석유산업이 파괴됐다"며 "이는 러시아에 매우 나쁘고, 사우디에 매우 나쁘다. 양측에 매우 나쁘다. 나는 그들이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유가전쟁에 따른 원유 과잉 양상으로 저장고 부족 문제가 심각해져 원유를 가득 실은 유조선들이 바다 위를 정처 없이 떠도는 상황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유가전쟁 합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2일 오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원유 선물은 장중 9% 넘게 급등해 거래됐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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