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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대구서 온 정체불명 우편물에 수도권 주민 수십명 '화들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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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묻었으면 어쩌나"…통신판매업체 AS 물품으로 드러나 일단락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많은 대구에서 온 정체불명의 우편물에 수도권 주민 수십 명이 화들짝 놀라는 소동이 빚어졌다.

연합뉴스

수상한 우편물
(대구=연합뉴스) 2일 수도권의 한 가정에 도착한 살균 소독기 소음방지 패드. 2020.4.2 [독자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일 대구 수성구 고산우체국에 난데없이 수도권 주민들의 항의 전화가 수십 통 걸려왔다.

항의 내용은 "대구 고산우체국에서 발송한 알 수 없는 우편물을 받았다. 발신인 확인을 해달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대구에서 이런 우편물을 보내면 어떡하냐" 등이다.

문제의 우편물은 일반 편지지가 들어가는 규격 봉투로 겉에는 받는 사람의 주소와 이름이 인쇄된 종이가 어설프게 붙어있다. 보내는 사람 이름은 없고 우표를 붙이는 곳에는 지난달 30일 발송했다는 고산우체국 소인이 찍혀있다.

내용물은 더 수상했다.

정사각형 모양의 흰색 스티커처럼 생긴 물체 하나가 아무런 설명 없이 덩그러니 들어있었다.

우체국은 이들의 항의에 "일반우편물로 통신판매 사업자가 보낸 물건 같다"며 "더는 개인정보라 알려주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동은 그러나 그리 오래가지 않아 일단락됐다.

'통신판매 사업자가 발송했다'는 우체국 측 말에 최근 인터넷으로 마스크·휴대전화 살균 소독기를 샀던 걸 기억해낸 한 수도권 주민이 소독기 판매업체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화를 걸어본 결과 이 물체가 소독기 소음을 줄여주는 부품이란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판매업체 측은 "소독기 소음이 심하다는 소비자들의 지적이 있어 AS(애프터서비스) 차원에서 구매자에게 소음을 줄이는 패드를 보내는 과정에 벌어진 일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든 구매자에게 받는 사람의 주소와 이름을 출력해 봉투에 붙이는 데만 나흘이 걸렸다"며 "급한 마음에 보내는 사람이나 설명서 등을 넣지 못해 소동이 빚어진 것 같다"고 해명했다.

소독기 패드임이 밝혀진 후 우편물을 받았던 한 시민은 "혹시라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묻어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온 집안을 소독했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mtk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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