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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백색 향연 ‘화이트 랩소디’, 다섯 작가의 새로운 백색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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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화이트 랩소디(~5월27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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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만 가까운 관람객을 모았던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열풍 때문일까. ‘랩소디’가 붙은 행사를 자주 보게 된다. 원래는 ‘광시곡’이라 하는데, 형식과 내용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일컫는다. 이런 곡은 대부분 서사, 민족, 영웅의 색채가 강한 것이 특징이다. 또 하나의 ‘랩소디’가 전시장에서 선보인다. 실험적 작품을 기획·전시해 주목받아온 우란문화재단이 <화이트 랩소디>(White Rhapsody)를 5월27일까지 성수동에 있는 재단의 우란1경에서 전시한다. 제목에서 유추하듯 ‘백색’에 관한 것으로 ‘백의민족’이라 불릴 정도로 오랜 세월에 걸쳐 민족적 정체성으로 인식됐던 백색의 면모를 동시대 시각에서 다양한 감각으로 접근했다. 이는 백색을 둘러싼 집단의 서사와 합의된 시선을 해체한 것이다. 이를 위해 1970년대 말부터 80년대 중반까지 도시에서 자란 다섯 작가를 초대했다. 현대적 제작 기술로 만들어낸 ‘인공의 백자 군상과 탈각된 흔적의 표피’(주세균·사진), ‘작은 향로에서 흩어져 나가는 흰 연기와 향의 운동성을 중개하는 빛과 그림자’(여다함), ‘전통의 유산인 옥양목과 천으로 작업한 새로운 직물-회화 구조물’(신현정), ‘조각적 포디움으로 번안해낸 백색가전의 구조와 재료, 색채 실험’(최고은), ‘인공의 백색을 확산시키는 빛의 입자와 산업적 조명의 구조’(김경태)가 그들이다. 시는 백색이 표상해온 상징적 의미와 이론화되는 과정을 전시품으로 증명하지 않는다. 그래서 백색 사물의 시각적 계보를 형성함으로써 ‘한국적’ 또는 ‘전통적’으로 자리 잡는 것에서 거리를 두었다고 했다. 민족적 질풍과 요동을 담아낸 광시곡의 끝자락엔 느닷없이 변조와 변박이 일어나는데, 어느 순간엔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오는 서사물을 떠올린다. 결국, 전시가 말하는 백색은 지금의 시선에서 바라본 우리의 이야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장소: 성동구 성수2가 우란문화재단 시간: 월~토 오전 10시~오후 6시 관람료: 무료 문의: 070-4244-3815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아이티(IT)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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