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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마스크 쓰지 않고 대화… 시진핑, 중국인 일상 복귀 독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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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시찰 / 내부적 경제 정상화 필요한 시기 / 덩샤오핑의 ‘남순강화’ 연상시켜 / 후베이성, 희생 의료진 열사 추서

세계일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30일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저장성 안지현의 시골 마을인 위촌을 시찰하면서 길가에 나온 주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저장성 신화=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중국인의 일상생활 복귀를 독려하고 나섰다. 2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와 중국 중앙방송(CCTV) 등 관영 매체는 지난달 29일부터 나흘간 시 주석이 저장성을 시찰하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주민과 대화하는 모습 등의 시찰 일정을 일제히 보도했다.

지난달 10일 우한을 직접 찾아 사실상 코로나19 사태 종식 선언을 한 시 주석이 이번 저장성 방문을 통해 중국인의 일상생활 복귀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상황이 안정을 찾아가면서 중국은 내부적으로 경제 회복, 기업활동 재개, 일상생활 정상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시 주석의 저장성 방문은 마치 톈안먼 사태 이후 위축된 개혁·개방 정책을 본격적으로 재개하는 계기가 된 1992년 덩샤오핑의 남순강화를 연상시킨다.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나흘간 저장성 시찰을 통해 “코로나19 방지와 경제사회 발전 사업을 일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되풀이해서 강조했다. 실제로 시 주석은 이번 저장성 시찰에서 닝보 저우산·강촨산 항구 컨테이너 부두와 베이룬구 다치 자동차 부품 모형 단지를 찾아 기업들의 조업 재개 등 경제 챙기기 행보를 보였다. 비가 오는 가운데 직접 우산을 받쳐 든 시 주석은 컨테이너 부두에서 관계자들을 격려했고, 자동차 부품 공장 내부도 직접 둘러보면서 생산재개 상황을 점검했다.

시 주석은 “철저한 방역작업을 전제로 조업 재개와 산업발전을 질서 있고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매체는 특히 시 주석 방문을 통해 “중국인들이 이제는 일상적인 생활로 복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지속해서 전달했다. 국가 최고지도자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주민들과 만나는 장면을 그대로 방영함으로써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시 주석은 야외에서 주민들을 만날 때는 마스크를 벗었고,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쓴 채 회의를 주재했다. 인민일보는 이날 1면에 시 주석이 저장성 후저우시 주민과 만나 손을 흔드는 사진을 실었는데, 시 주석과 주민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한편, 후베이성 정부는 코로나19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으로 알린 중국 의사 리원량(李文亮·1986∼2020)을 비롯해 코로나19로 희생된 의료진 14명을 ‘열사’로 추서했다. 중국에서 열사는 국가와 사회를 위해 목숨을 잃은 인물에게 부여되는 최고 등급의 명예 칭호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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