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이 줄었다.

한국은행은 3일 지난달 말 현재 외환보유액이 4002억1000만 달러로 한 달 전보다 89억6000만 달러 줄었다고 발표했다.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11월(117억5000만 달러 감소) 이후 가장 많이 줄어든 것이다.

한은 측은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 달러 강세에 따른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달러화 품귀 현상이 벌어져 원·달러 환율이 1285.7원까지 치솟았다. 이 가운데 외환당국이 시장 안정 차원에서 보유한 달러화를 시장에 풀었다는 뜻이다.

또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 등이 일시적으로 달러 대비 약세를 띠면서 외환보유액에서 해당 통화로 표시된 자산들의 달러화 환산 가치가 하락한 영향도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말 주요 통화 대비 미 달러화 지수는 99.18로 전월 대비 0.7% 강세를 보였다.

외환보유액 구성을 보면 유가증권(3576억 달러)이 한 달 전보다 136억2000만 달러 줄었다. 예치금(317억2000만 달러)은 46억2000만 달러,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33억2000만 달러)은 4000만 달러 각각 늘었다.

IMF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 권리인 IMF 포지션은 27억8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1000만 달러 줄었다.

잔액 기준 외환보유액은 2018년 5월 이후 가장 작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세계 9위 수준이었다.

중국(3조1067억 달러)이 가장 많고, 일본(1조3590억 달러), 스위스(8550억 달러)가 뒤를 이었다.


윤동 기자 dong0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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