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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이슈 선거제 개혁

황교안 "비례 투표용지, 키 작으면 못 든다···선거가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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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미래통합당 서울 종로 황교안 후보가 3일 서울 종로구 동묘역 사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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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유세에서 “비례투표 용지를 키 작은 사람은 자기 손으로 들지도 못한다”고 한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황 대표는 앞서 지난 1일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인 ‘n번방 사건’을 두고 “호기심에 방에 들어왔다가 그만둔 사람에 대해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가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여당 비판을 받았다.

황 대표는 2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유세에서 48.1㎝에 달하는 4·15 총선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거론하며 “비례투표 용지에 40여개 정당이 쭉 나열돼 있다. 선거가 코미디가 됐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황 대표의 발언이 키 작은 사람에 대한 비하라는 비판이 나왔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n번방 관련 발언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은 지 하루 만에 신체를 비하하는 발언으로 편협적인 사고마저 드러냈다”며 “키가 작은 사람은 투표용지를 들 수 없어 투표도 할 수 없다는 말인가. 아니면 길다는 것에 불과한 가벼운 종이조차 들지 못해 자신의 권리마저 포기해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연기 민생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논평에서 “키 작은 국민들에 대한 비하는 황 대표의 공감능력 결여, 타인에 대한 배려심 부족을 일관성 있게 보여준다”며 “국민에게 상처를 주는 황 대표의 ‘갑질 언어’가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합당은 공식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다만 당내에선 “공연한 트집잡기”란 반응이 나온다. 통합당 고위 관계자는 “황 대표의 발언 취지는 지난해 말 범여권이 통과시킨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비판”이라며 “괴물 선거법을 통과시킨 장본인들이 자신들에 대한 비판을 피해가기 위해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달 가리키는데 손가락을 보고 욕하는 격”이라고 반박했다.

통합당은 개정 선거법에 대응하기 위해 출범시킨 비례대표 전담 위성정당 미래한국당과 함께 ‘원팀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양당은 “4·15 총선 직후 합당해 21대 국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폐기 등 선거법을 정상화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등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한 상태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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