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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시인 송계원 “포천귀농서 내 꿈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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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시인 송계원 “포천귀농서 내 꿈 익어간다”. 사진제공=포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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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파이낸셜뉴스 강근주 기자] 흔히 도시생활에 고단함을 느낄 때, 많은 도회인이 귀농을 생각한다. 그렇지만 귀농을 결심하고 정착하는 과정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귀농은 그래서 ‘도시인의 꿈’이라 불리기도 한다.

시인 송계원은 도시인의 꿈에 다가서고 있다. 시인은 3년 전인 2017년, 서울생활을 정리하고 부모가 계신 고향 포천시 화현면으로 돌아왔다. 시인은 현재 ‘양배추케일즙, 양파즙, 호박즙’을 생산한다. 특히 그와 포천호박협동조합원이 같이 재배한 맷돌호박은 맛과 품질이 좋아 인기가 많다. 재배계약을 맺은 가공업체는 올해 작년에 비해 3배나 많은 30톤의 맷돌호박을 주문했다.

포천호박협동조합은 그와 함께 귀농교육을 받은 동기 5명이 만들었다. 재배, 수확, 가공, 판로개척 등 새내기 귀농인 혼자서는 버거울 일들을 분담했다. 비록 인원은 적지만 귀농 전 경험과 능력을 살려 각자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맡다 보니 꽤나 조직이 체계적이고 전문적이다. 생산품목을 확대하기 위해 올해 봄에는 생 목이버섯 재배를 연구할 예정이다.

송계원 시인은 부모가 농부이기에 농사에 대한 부담이 적었다. 하지만 시작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집터에 인삼밭이 있어 생산자에게 적잖은 금액을 배상했다. 대신 인삼을 받았는데, 팔려고 도매상에 문의하니 너무나 터무니없는 가격을 불렀다. 농민으로서 허탈한 마음을 느낀 첫 순간이다.

귀향 직후 맞닥뜨린 첫 난관에서 그는 오랜 도시생활에서 형성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했다. SNS에 생산된 수삼 정보를 올리고 소분 판매를 시작했다. 지인들은 싱싱한 포천수삼을 합리적인 가격에 산지직송으로 구매했다. 시인은 도매로 헐값에 넘겼을 경우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올렸다.

벌써 귀농한지 4년, 시인은 바쁜 일과로 시인-편집자로서 활동시간이 부족해 늘 아쉽지만 그래도 건강하고 정직한 재배로 단골고객이 많이 생겼다. 물론 그 과정은 고단했지만 “여러 멘토 덕분”에 잘 넘어왔다.

송계원 시인은 4일 “제 꿈은 문학학교 설립입니다. 작가를 꿈꾸는 아이들이 모여 공부하는 특성화 중·고교를 세워 아이들 멘토로 활동하고 싶습니다. 제가 멘토에게 도움을 받은 것처럼 말입니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올해 초까지 5년 간 서울 2개 도서관에서 재능기부로 ‘시 창작교실’ 강의했다. 제자 중에는 등단해 청소년 대상 강단에 선 시인도 있다. 올해부터 그는 지역 학교에서 교사로서 학생을 직접 만난다. “일정상 도서관 글쓰기 강좌를 진행할 수 없어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학교에서 어떤 아이들을 만날는지 기대가 된다.” 오랜 꿈에 한 걸음 더 다가선 송계원 시인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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